1월 연료 물가 31.7% 상승…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최고(종합)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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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은 42년 만에 최고치
강력 한파 탓 체감 부담은 더해

지난 31일 서울 한 정육점에서 주인이 두달치 전기료 고지서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1일 서울 한 정육점에서 주인이 두달치 전기료 고지서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가스·난방비 등 연료 물가가 1년 새 30% 넘게 상승해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전기요금은 무려 4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먹거리 물가인 식료품·비주류음료의 한 달 상승률이 2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체감 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전기, 가스· 기타 연료 물가 지수는 135.75(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31.7%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4월(38.2%) 이후 24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기, 가스·기타연료 물가는 소비자물가 지수를 지출 목적별로 분류했을 때 산출된다. 전기료, 도시가스, 취사용 액화석유가스(LPG), 등유, 지역난방비, 부탄가스 등 주로 가정에서 쓰는 연료의 물가 동향을 보여 준다.



한겨울인 1월 에너지 물가 부담이 1년 사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전기요금이 1년 전보다 29.5% 상승했다. 이는 1981년 1월(36.6%) 이후 42년 만에 최고치다. 도시가스는 36.2% 올라 작년 10~12월과 상승률이 같았다. 이를 제외하면 1998년 4월(51.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역난방비 상승률은 작년 10~12월과 같은 34.0%였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5년 이후 최고치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공공요금 인상으로 본격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물가도 고공행진을 펼치는 양상이다. 전기료는 작년 4, 7, 10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인상됐다. 도시가스 요금은 작년 4, 5, 7, 10월에 인상됐다.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은 지역에서 주로 사용하는 ‘서민 연료’ 등유 요금은 1년 전보다 37.7% 상승했다. 지난달 강력 한파가 닥쳤던 여파로 서민의 실제 연료비 물가 부담은 더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작년 7월 6.3%(전년 동월 대비 기준)를 정점으로 둔화하는 모습이지만, 먹거리 등의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다. 지난달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는 1년 전보다 5.8% 올라 전월(5.2%)보다 상승 폭이 더욱 커졌다. 특히 한 달 새 1.7% 상승했는데, 이는 2021년 2월(2.2%) 이후 가장 많이 오른 것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월보다 0.8% 올라 2018년 9월(0.8%) 이후 가장 높았다.

향후에도 필수 생계비로 꼽히는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대중교통 요금 등의 인상이 예고돼 체감 물가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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