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탕 쏟아 손님 발목 화상…“손님도 잘못” 주장에 법원 판단은?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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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해당 음식점에 1800만원 배상 명령
“손님도 잘못” 주장한 음식점은 2심도 패소


울산지방법원 전경. 부산일보DB 울산지방법원 전경. 부산일보DB

울산의 한 음식점이 뜨거운 갈비탕을 쏟아 손님을 다치게 해 배상 판결을 받자, “손님도 책임이 있다”고 항소했지만 패소했다.

울산지법 민사항소2부(이준영 부장판사)는 손님 A 씨가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A 씨)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해당 업체 측이 A 씨에게 1800여만 원을 배상하도록 명령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 씨는 2017년 11월 울산 한 음식점에서 갈비탕을 주문했다가 종업원이 갓 조리된 뜨거운 갈비탕을 엎지르는 바람에 발목과 발에 2도 화상을 입었다.

그는 이 사고로 3일간 울산의 한 외과에서 통원치료를 받은 데 이어 대구지역 병원에서 합성 피부 대용물(250㎠)을 이용한 상처 재생 등의 처치를 받고 7일 동안 입원했다.

A 씨는 이후에도 2017년 12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2개 병원에서 23차례 통원치료를 받았고 해당 음식점을 상대로 24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먼저 1심 재판부는 종업원, 즉 음식점 측 잘못을 인정해 1700여만 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으나, 음식점 측은 “갈비탕이 뜨겁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어 손님 스스로 조심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며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도 이 사고에 손님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음식점 손님은 당연히 식당 안에 있는 동안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음식을 받을 것으로 믿는다는 것이다. 또 뜨거운 음식을 손님에게 안전하게 제공할 의무가 음식점에 있다고 명시했다.

2심 재판부는 “음식점 측은 손님이 구체적으로 안전상 어떤 잘못을 했는지 증명하지 못하면서 막연하게 손님의 부주의를 주장하고 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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