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산은 이전 준비단장 공석, 부산시 적극 대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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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갈등 조절·국회 설득 등 핵심 역할
이전 일정 차질 없도록 정부 압박해야

부산시 구·군의회 의장협의회가 지난해 부산 중구청에서 산업은행 본사의 조속한 부산 이전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시 구·군의회 의장협의회가 지난해 부산 중구청에서 산업은행 본사의 조속한 부산 이전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국책은행 KDB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내부에서 주도하는 역할인 산업은행 수석부행장 공석이 50일가량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산업은행 수석부행장 자리는 지난해 12월 22일 전임자의 사임 이후 48일째 비어 있는 상태다. 회장과 손발을 맞춰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2인자’인 수석부행장은 지난해 9월부터 회장 직속 산업은행 부산 이전 준비단장도 함께 맡고 있다. 산은의 본격적인 부산 시대 밑그림 그리기부터 내부 갈등 조절과 야당 등 국회 설득, 복잡한 행정 업무 등 이전 준비에 없어서는 안 될 가교 역할을 해야 하는 중요한 자리이다.


산은은 올해 일사분기 내에 고시 등 행정 절차 마무리, 하반기 정부의 공공기관 2차 이전 시 이전 완료 등 일정을 못 박은 상태이다. 이를 위해서는 산은 스스로가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산업은행법 개정에 반대하는 정치권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법원 가처분 신청과 아침 투쟁 등 조직적인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산은 노조도 진지하게 설득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공공기관 최종 이전 고시 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의 계획안 수립부터 국토균형발전위원회 심의·의결, 국토부 장관 승인 등 복잡한 행정 업무를 전담할 내부 책임자 인사가 시급한 실정이다.

수석부행장 공백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일부에선 ‘이전 일정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마저 나오고 있다. 또한, 몇몇 반대 세력에게 ‘정부 정책 실행 의지 약화’라는 잘못된 신호를 줄 우려도 배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가 모처럼 내놓은 강력한 공공기관 이전 정책이 실무 책임자 공석 탓으로 늦춰지면 자칫 국가백년대계를 그르칠 수 있다. 국가균형발전을 내세운 윤석열 정권의 운명이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산은 부산 이전은 국제적인 금융중심도시로 발돋움하려는 부산과 자동차·조선·기계·석유화학 등 국가 기간산업 중심지인 부산·울산·경남 기업들이 단비처럼 기다리는 소식이기 때문이다.

산은 ‘이전 준비단’은 오는 14일 부산시 ‘산업은행 부산 이전 지원단’과 물밑 실무 논의를 지속하고, ‘지방 이전을 통한 정책금융 역할 강화 방안’ 외부 컨설팅을 실행하는 등 실무적인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마침, 개별 인물 여부를 떠나서 산은 부산 이전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인물이 차기 수석부행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는 소식에 그나마 다행스럽다. 그래도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는 법이다. 부산시는 결코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자칫 수출입은행, 수협중앙회 등을 부산에 추가 유치하려는 계획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중앙정부에 산은의 조속한 이전과 수석부행장 공백 해소를 적극적으로 촉구해야 한다. 어떤 혼선도 없이 산은 이전을 조기에 완료하는 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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