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네이버 구독자 300만 돌파…수도권에 묻힌 지역 목소리 발굴할수록 구독자도 늘었다
수도권에 기울어진 여론 지형 속
지역 이슈 알리는 든든한 창구로
산복빨래방·우키시마호 비극 등
지역 특화 콘텐츠에 독자들 호응
지역서만 소비되는 뉴스 넘어서
전국구 콘텐츠도 끊임없이 도전
<부산일보>가 지역 언론 최초로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자 300만 명 시대를 열면서 지역의 목소리를 보다 충실하고 발 빠르게 전국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
온라인 포털 중심의 국내 언론 지형에서 지역 매체는 그간 철저히 배제돼왔다. 수도권에 기반을 둔 중앙 언론이 여론을 독점하면서 지역의 정당한 목소리조차 전국 이슈에 묻히고 사소한 것으로 치부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울어진 운동장 속에서 <부산일보>가 300만 구독자를 확보한 것은 지역 어젠다를 부산·울산·경남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기폭제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역 언론의 선두 주자인 <부산일보>는 2030부산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 가덕신공항 건설 등 굵직한 부산 지역의 어젠다를 주도하고 있다. 올해는 ‘K(킬러)콘텐츠’를 선보이면서 한층 독보적이고 심층적인 기사를 통해 지역 이슈에 천착하고 있다.
■독보적·심층적 콘텐츠로 지역에 더 가까이
<부산일보>가 네이버 구독자 300만 명을 돌파할 수 있었던 까닭은 지역 소식을 정확하고 빠르게 전달한 데 있다.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보도를 살펴보면 ‘부산 사하구내 가장 싼 주유소, 알고 보니 상습 가짜석유 판매업소’(34만 회), ‘부산서 출근길 덤프트럭·볼보 정면충돌… 볼보 운전자 사망’(28만 회), ‘[단독]동아대, 전국 사립대 최초로 13년 만에 등록금 인상(17만 회)’ 등이었다. 중앙 언론에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는 지역 밀착 콘텐츠가 독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낸 것이다.
지역에 특화한 심층 기획도 독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방치된 비극, 우키시마호’ 기획이 대표적이다. 우키시마호는 광복 직후 한국인 강제 노역자를 태우고 일본에서 돌아오던 중 알 수 없는 이유로 폭침하며 수백 명의 희생자를 낸 귀국선이다. <부산일보>는 서일본신문 취재진과 협업해 부산 영락공원에서 40여 년간 방치돼 있던 희생자 유골을 최초로 발견하며, 연속 보도를 통해 잊힌 비극과 진상 규명의 필요성을 알렸다.
<부산일보>만의 톡톡 튀는 디지털 콘텐츠도 구독자를 모으는 데 한몫했다. <부산일보>는 지역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를 퀄리티 높은 영상 콘텐츠로 만들어 유튜브 채널에 공개하고 있다. 현재 <부산일보>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10만 명 달성을 눈앞에 둔 상태다. 산복도로에 무료 빨래방을 열고 직접 주민과 만나며 부산의 근현대사를 스토리텔링한 ‘산복빨래방’, 부산 7개 지역 해녀 공동체의 삶과 문화를 기사와 영상으로 기록한 ‘부산숨비’ 등이 대표적이다.
■엑스포·신공항…지역 어젠다 볼륨 UP
기금까지 네이버 뉴스 채널에 입점한 종합일간지 중 300만 구독자를 달성한 건 단 8곳뿐이었다. 이 벽을 <부산일보>가 9번째로 넘어서면서, 국내 종합일간지 중 열손가락 안에 드는 영향력을 가지게 됐다. <부산일보>가 대변하는 지역의 목소리는 이제 네이버 뉴스 채널에서 300만 명에게 전달되면서 더욱 크게 울려 퍼질 수 있게 됐다. 초대형 국책사업에 성패에 미래가 달린 부산으로서도 든든한 여론 창구를 갖게 됐다.
올해 11월 2030월드엑스포의 개최지가 결정된다. 부산은 이탈리아 로마,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경쟁 중이며, 정부와 부산시는 월드엑스포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부산일보>는 이에 발맞춰 2030월드엑스포가 부산에서 개최돼야 하는 20가지 이유를 담은 ‘부산엑스포 is good’과 부산 유치를 응원하는 30명 릴레이 인터뷰 ‘부산엑스포 지지합니다’ 시리즈로 각계각층의 유치 의지 결집과 공감대 확산에 힘을 모은다. 부산월드엑스포 유치의 핵심으로 꼽히는 가덕신공항 개항과 북항재개발 등 대형 지역 이슈에도 <부산일보>는 힘을 쏟고 있다. 지역민이 관심을 가질만한 질 높은 단독·기획기사는 ‘K콘텐츠’로 제작해 지역은 물론 전국 독자와 만나고 있다.
■지역을 넘어… 새로운 콘텐츠에 도전
<부산일보>는 지역에 밀착하면서도 동시에 지역의 한계를 넘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데 끊임없이 도전해왔다. 올해도 ‘전국구’ 콘텐츠를 새롭게 선보인다. 먼저 온라인상에 근거 없이 ‘썰’과 ‘짤’로만 돌아다니는 정보들을 팩트체크하는 코너인 <궁물(궁금한 것은 물어본다)받는다>가 시즌2로 돌아온다. 또 2030세대들이 관심 있게 본 하루치 뉴스를 퇴근길에 4컷 만화로 전달하는 <이슈네컷>도 연재할 예정이다.
이제 부산일보는 300만 구독자를 넘어 400만, 500만 구독자를 달성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다. 지역 사회와 학계에서도 축하와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일보가 전국 독자에게 전하는 지역 이슈는 국가 균형 발전의 도약대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의 목소리를 더 크게 전달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영호 부산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명예교수는 “대부분 뉴스 소비자가 포털을 이용하는 현실에서 수도권에 비해 규모가 작은 지역 언론의 뉴스는 그간 지역에서만 소비되는 등 한계가 명확했다”면서 “똑같은 사안이라도 어떤 지역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문제의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포털에서 지역 언론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는 것은 여론의 다양성과 민주화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깊다"고 평가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