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방미” vs “선 넘지 마라”… 양안, 또 격랑 속으로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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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 총통, 매카시와 면담 예상
미국과 탄약 비축 교섭도 진행
군함 태평양서 해상 훈련 계획도
중국 “대만 문제는 핵심 이익
필요한 모든 옵션 고려 중” 경고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내달 미국을 방문해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만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양안관계가 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올 1월 27일 대만 타이베이 총통 집무실에서 기자회견하는 차이 총통(위)과 7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 중인 친강 중국 외교부장. 로이터연합뉴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내달 미국을 방문해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만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양안관계가 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올 1월 27일 대만 타이베이 총통 집무실에서 기자회견하는 차이 총통(위)과 7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 중인 친강 중국 외교부장. 로이터연합뉴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내달 미국을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 상황에서 대만이 중국을 겨냥해 미국과 탄약 비축 교섭을 진행하고 해상 군사훈련에 나선다. 중국도 “필요한 모든 옵션을 보유하고 있다”며 미국과 대만에 동시 경고하는 등 양안관계가 위기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모양새다.

7일 홍콩 영자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차이 총통은 수주 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 총통은 내달 중미로 가는 도중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만 외무부와 총통부는 차이 총통의 순방 일정을 발표하지 않았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재단은 차이 총통이 남부 캘리포니아에 있는 레이건 도서관에서 연설할 수 있도록 초대했다면서도 “차이 총통이 연설을 수락할지 또는 그가 언제 도착할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차이 총통의 방미가 이뤄지면 2019년 7월 이후 처음이다. 그는 당시 카리브해 4국 순방 차 뉴욕과 덴버 등을 경유했으나 정계 고위 인사와의 면담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 1월 하원의장에 당선된 매카시 의장은 지난해 8월 논란이 된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며칠 앞두고 하원 지도자로서 대만을 방문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1997년 공화당의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이후 처음 이뤄진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중국은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대만해협을 거의 완전하게 봉쇄하는가 하면 대만 주변에서 전례 없는 실탄 훈련까지 실시했다.

대만 현지 언론은 이날 국방부장(장관)이 미국과 탄약 비축에 대해 교섭하고 있다는 사실도 보도했다. 자유시보와 중국시보 등에 따르면 추궈정 국방부장은 전날 입법원(국회) 외교국방위원회에서 한국과 일본, 필리핀 등 동아시아에 비축된 미군의 탄약과 장비의 대만 이전·비축 확대 관련 질의에 이같이 답변했다. 대만군 관계자는 대만해협의 정세가 악화돼 올해 국방예산 중 ‘전비 탄약 및 교육 훈련용 탄약 구매’ 예산이 지난해보다 4배 늘어난 80억 대만달러(약 3396억 원)로 책정되는 등 탄약 비축량이 대폭 증가했다고 전했다. 대만 연합보는 또 대만 해군의 둔무 함대가 내달 팔라우와 마셜제도 등을 방문하는 순항 훈련을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팔라우와 마셜제도는 태평양 제도에 있는 대만 수교국이다. 이번 순항 훈련은 지난해 8월 펠로시 전 의장의 대만 방문을 이유로 중국이 대만 봉쇄 군사훈련을 진행한 것에 대응하는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대만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결심과 의지,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강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베이징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대만 사안 관련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 최선의 성의를 다해 계속 노력하는 동시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옵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분열반대법은 이에 대해 매우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며 “만약 이 법을 위반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일선에서 법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 부장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의 핵심이며, 중·미 관계의 정치적 기초 중의 기초이며, 중·미 관계의 넘을 수 없는 첫 번째 레드 라인”이라며 미국에 재차 경고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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