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 20년 중 가장 낮았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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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관객 수 전년 대비 증가
1위 오른 일본 애니와 ‘대조’
설 연휴 개봉작 흥행 부진에
한국영화 라인업 공백 겹쳐

올해 설 연휴에 개봉한 영화 ‘유령’ 스틸 컷. CJ ENM 제공 올해 설 연휴에 개봉한 영화 ‘유령’ 스틸 컷. CJ ENM 제공

올해 한국 영화 2월 기준 관객 점유율이 최근 20년 중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스즈메의 문단속’이 2월과 3월에 각각 관객 수 1위를 차지하며 선전하고 있다.

15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2023년 2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영화관 한국 영화 2월 관객 점유율은 19.8%, 매출액 점유율은 19.5%를 기록했다. 2004년 영진위가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가동한 이후 2월 기준 가장 낮은 수치다.

한국 영화 2월 관객 수는 127만 명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 전인 2019년 2월의 7.4%에 불과했고, 올해 1월보다 71.5%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가 컸던 지난해 2월보다도 7.7% 감소했다. 2월 매출액은 134억 원을 기록했다. 2019년 2월의 9.2% 수준이며 올해 1월보다 70.1% 감소했다.

전체 관객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증가해 한국 영화 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2월 전체 관객 수는 642만 명으로 지난해 2월보다 96.2% 늘었다. 2월 매출액은 691억 원으로 지난해 2월보다 123.1% 증가했다. 외국 영화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관객을 끌어들였다는 의미다.

올해 설 연휴에 개봉한 영화 ‘교섭’ 스틸 컷.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올해 설 연휴에 개봉한 영화 ‘교섭’ 스틸 컷.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설 연휴 개봉작이 흥행하지 못한 데다 2월 중순에 마블 영화가 스크린에 걸리면서 한국 영화 성적이 부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영진위 영화정책연구팀 관계자는 “설 연휴에 개봉한 대작 한국 영화 ‘교섭’과 ‘유령’이 기대와 달리 2월까지 흥행을 이어가지 못했다”며 “2월 15일 개봉한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를 한국 영화가 피하면서 2월 한국 영화 라인업에 공백이 생겼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설 연휴에 개봉한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한국 영화가 2월에 강세를 보이곤 했다.

한국 영화가 부진에 빠진 사이 일본 애니메이션은 관객을 끌어들이며 선전하고 있다. 국내에도 전설적인 만화로 남은 ‘슬램덩크’가 영화로도 큰 성공을 거뒀고, ‘너의 이름은’으로 검증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스즈메의 문단속’이 스크린에 걸렸기 때문이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2월에만 관객 165만 명을 모으며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를 제치고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누적 관객 수는 14일 기준 402만 명을 넘겼다.

이달 8일 개봉한 ‘스즈메의 문단속’은 3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만에 100만 관객을 끌어들이며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올해 개봉작 중 가장 빠르게 100만 고지를 넘었다. 실시간 예매율은 15일 오후 4시 30분 기준 34.2%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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