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대규모 요업단지 ‘감물야촌’ 실체 밝힌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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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 상동면 묵방리 가마터 시굴조사
대감리 분청사기·백자 가마터 사이 구간
“광범위하게 분포, 감물야촌 가능성 커”


출토품 백자 사발. 김해시 제공 출토품 백자 사발. 김해시 제공

조선시대 도자기 마을 ‘감물야촌(甘勿也村)’이 김해 상동면에 존재했을 가능성이 커졌다.

김해시는 상동면 대감리 분청사기 가마터와 백자 가마터에 이어 묵방리 10번지 일대에서도 백자 가마터 추정지가 발견돼 21~27일 긴급 시굴조사를 벌였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백자 가마터 추정지는 이미 조사를 마친 상동 대감리 503번지 분청사기 가마터와 산252-1번지 백자 가마터, 묵방리 산30번지 가마터로 이어지는 대규모 요업단지의 중앙부에 있다.

이곳에서는 백자 가마터 1기와 폐기장 1곳, 흙을 채취하는 토취장이 확인됐다. 조사단은 오목굽을 사용하는 점으로 미뤄 이 백자 가마터는 17세기 중반에 운영된 것으로 판단했다. 폐기장은 두께 50~70cm로 여러 차례 조업에 실패한 백자와 가마 벽체를 폐기한 곳이다.

폐기장 안에서는 잔, 종지, 접시 등 반상기가 출토됐다. 모래흙으로 빚은 받침을 백자 사발 속 바닥에 놓고 그 위에 백자를 포개 구운 뒤 받침을 털어내 대량 생산한 것으로 보인다.

김해시 문화유산과 관계자는 “이번에 시굴조사를 벌인 곳은 상동 분청사기 가마터와 백자 가마터를 잇는 구간이다. 다음 주 중 정밀 발굴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주변에서 연이어 가마터 등이 발견돼 이곳에 조선시대 대규모 요업단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해 상동면 가마터 위치도. 김해시 제공 김해 상동면 가마터 위치도. 김해시 제공

한편 앞서 2016년 상동면 대감리 503번지 일대에서는 조선 전기(14세기 말~15세기 중후반) 분청사기 가마터 1기와 폐기장 3곳이 발굴됐다. 발, 접시, 병, 잔 등의 일상 기명과 고족배, 제기, 벼루 등의 특수 기종 등 유물 3500여 점이 나왔다.

이어 2019년에는 대감리 산252-1번지에서 백자 가마터 3기와 폐기장 2곳이 확인됐다. 폐기장이 1.5m로 두꺼워 장기간 조업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잔, 종지, 접시, 사발 등 유물 1만 8000여 점이 출토됐고, 가마 사용 시기는 17세기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당시 조사를 맡은 동아세아문화재연구소 측은 “상동 백자 가마터는 민수용 반상기, 공납·특수 소비지를 위한 철화백자를 제작한 곳”이라며 “백자 가마터도 인근의 분청사기 가마터와 함께 감물야촌에 포함돼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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