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당대회’ 공세에 속수무책… 민주당 ‘사법 리스크’ 딜레마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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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 돈 봉투’ 진상조사 나선 민주
당내 계파 갈등 확산 움직임 관측
‘검 야당 탄압’ 명분 약해 대응 고심
이재명 대표 의혹 관련 언급 없어
국힘 “범죄 의혹 의원에 면죄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 ‘자체 진상조사’에 나선다. 당 현역의원이 등장하는 녹취가 공개되면서 정치적 파장이 확산되자 수습에 나선 셈이다. 그러나 당을 이끄는 이재명 대표가 ‘사법 리스크’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번 의혹에 ‘단호하게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은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일부 현역 의원에게 돈 봉투가 전달됐다는 의혹과 관련, 이번 주에 자체 조사단을 만들기로 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부 논의를 마친 뒤 다음 주쯤 당내 기구를 통해 진상 규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16일에는 “진상 규명에는 여러 방법이 있다. 조사도 할 수 있다”며 “디테일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검찰 수사를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녹취 내용이 계속 공개됐고 연루자가 늘어나자 ‘자체 진상조사’ 카드를 꺼냈다.

당내에서는 송영길 전 대표가 입국해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응천 의원은 지난 1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송 전 대표까지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 보느냐"는 질문에 “제 발로 들어오는 게 더 낫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송 전 대표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개인적 일탈’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이 전 부총장이 ‘송 대표 보좌관에게 문자 전달했음’ 이런 (문자를 보낸)게 있기 때문에 그것도 조금 궁색하지 않으냐”고 언급했다.

이번 의혹이 당내 계파 갈등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의혹의 중심에 선 ‘친송영길계’가 2022년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를 적극 지원했다는 분석이 나온 탓이다. 이런 분석은 이 대표가 대선 패배 이후 송 전 대표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 재보선에 출마해 더 힘을 얻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민주당이 이번 의혹과 관련, ‘친명계 물갈이’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 의원은 지난 14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잘 대응하면 완전히 신구 물갈이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송 전 대표 주변 인물들은 지금 친명이기 때문에 친명 물갈이를 하면 민주당은 살고, 우리 당은 굉장히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선 이런 ‘계파 분류’가 맞지 않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16일 “송영길계라고 할 수 있는 의원이 과연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송 전 대표를 지지했던 의원들이 이 대표를 지지했다는 분석은 틀린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돈 봉투 의혹에 ‘단호한 대처’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 대표 본인이 대장동 의혹 등 검찰 수사에 대해 ‘야당 탄압’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돈 봉투 의혹과 관련된 당 소속 의원들이 검찰의 야당 탄압이라는 주장을 계속할 경우 이 대표가 단호한 조치를 내릴 ‘명분’이 없는 셈이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 직접적인 발언을 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연일 공세를 이어 가고 있다.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16일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쩐당대회’ 돈 봉투를 열어젖히고 진실을 국민에게 고하라”고 요구했다. 김 대변인은 “이 대표가 엄청난 중대 범죄를 안고 있다 보니 ‘쩐당대회’를 공모한 의원들이나 또 다른 범죄를 가진 의원들에게도 줄줄이 면죄부를 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 송 전 대표와 이 대표는 ‘밀월관계’가 아니냐는 의심이 오랜 기간 있었다”면서 “2021년 5월의 송영길이 없었다면 지금의 이재명도 없었다”고 비난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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