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건강 무너져도 꿈 키우는 서른…
17살부터 배달 아르바이트
조부모 돌보느라 몸 못 챙겨
당뇨로 몸무게 50kg 안 돼
형편 어려운 아이들 돕고파
이제 갓 서른을 넘긴 영호 씨 체중은 50kg도 채 되지 않습니다. 키가 171cm이니, 정상 체중에 훨씬 못 미칩니다. 처음부터 말랐던 것도 아닙니다. 영호 씨의 건장한 체격은 20대 초반에 찾아온 당뇨로 인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영호 씨는 어린 시절을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보냈습니다. 아버지는 7살에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교도소에 수감된 후로 연락이 끊겼습니다. 영호 씨는 넉넉하지 못한 가정형편에 보탬이 되고자 17살부터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일과 공부를 함께 이어가는 것이 버거웠고, 결국 영호 씨는 학교도 그만둬야 했습니다. 자칫 엇나갈 수도 있었던 환경이지만 영호 씨는 큰 말썽 한 번 피우지 않고 묵묵히 가족을 챙겼습니다.
밤낮없이 일하면서 영호 씨의 몸에는 점점 이상한 신호가 감지됐습니다. 체중이 갑자기 113kg까지 늘었다가 돌연 60kg까지 줄어들었습니다. 20대 초반에 제1형 당뇨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매번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게 불편했지만, 건강관리만 잘하면 된다는 말에 쉬지 않고 일을 계속했습니다. 고된 일 때문에 건강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탓일까요. 20대 중반부터는 이가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하나하나 빠지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윗니가 모두 빠졌습니다. 치과에서는 남아있는 아랫니도 모두 뽑아야 한다고 합니다. 전체 틀니를 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치과 치료 비용은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셔야하는 영호 씨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큰돈입니다. 치료를 미루는 동안 통증은 더 심해졌고,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하니 늘 체하기 일쑤. 잘 먹지 못했더니 체중은 곧 50kg까지 줄었습니다.
지난해 1월엔 저혈압으로 쓰러지면서 오른쪽 대퇴골에 골절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큰 수술 이후 제대로 걷지도 못해 일도 그만둬야 했습니다. 재활치료를 꾸준히 하면서 점차 나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걸음걸이는 느리고 부자연스럽습니다. 설상가상 정부에서 주는 생계비마저 사용할 수 없게 됐습니다. 당시 수술비를 마련하느라 대출을 알아보던 중 보이스피싱 일당이 보낸 대출 문자에 속아 대출받기는커녕 통장이 압류됐기 때문입니다.
이런 영호 씨에게도 꿈과 목표가 있습니다.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치고, 한식 조리사 자격증에도 도전하고 싶습니다. 그 이후에는 자신의 치킨 가게를 차리고 싶습니다. 배달 일을 하면서부터 가져온 꿈입니다. 자신처럼 어려운 형편에 놓인 아이들이 찾아오면 언제든 치킨을 공짜로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꿈도 꿔봅니다.
비록 느리지만, 포기하지 않는 영호 씨의 발걸음이 언젠가는 그 목적지에 닿을 수 있도록, 따뜻한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사하구 복지정책과 강직엽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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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됐습니다-지난 7일 자 남호 씨
지난 7일 자 남호 씨의 사연에 후원자 64명이 313만 260원을, 특별후원 BNK 부산은행 공감 클릭을 통해 193만 6000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의료비로 쓰일 예정입니다. 남호 씨는 지난주 혈관 수술을 진행했고, 수술은 잘 끝마쳤지만 극심한 통증으로 재입원했습니다. 남호 씨는 퇴원하면 재활 치료를 소홀히 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겠다며 도움 주신 모든 분께 감사를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