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우유 한 컵으로 하루 버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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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 암으로 세상 뜨면서
학교 관둔 채 아르바이트
당뇨망막병증 탓 눈멀어
콩팥까지 나빠져 앞 막막

두 눈이 보이지 않는 은서(32·가명) 씨가 벽을 짚고 천천히 걸음을 옮깁니다. 발에는 정리되지 않은 물건들이 채입니다. 집 안은 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아 퀴퀴한 냄새도 진동합니다. 은서 씨의 끼니는 우유 한 컵이 전부. 병원에서는 아직 늦지 않았다며 수술을 권하지만, 수술비를 마련할 길이 없는 은서 씨는 막막하기만 합니다.


은서 씨는 겉보기엔 여느 여고생과 다를 것 없는 해맑은 학생이었습니다. 들여다 보면 실상은 달랐습니다.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이었고, 가족을 보살피지 않았습니다. 유일한 버팀목인 어머니가 있어 버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1학년 때, 어머니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우울증과 불면증이 생겼고, 약을 먹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대인기피증이 심해져 외출도 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학교도 그만둬야 했습니다.

언제까지 좌절만 할 수는 없었습니다. 아픔을 이겨내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20대 때는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며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쪽 눈이 흐릿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병원에서는 당뇨망막병증이라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대학병원에서는 수술을 권했지만, 하루 벌어 하루 생활하는 은서 씨에게 300만 원이란 수술비는 너무나도 큰 돈이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버지에게 도움을 요청해 봤지만 거절 당했습니다. 결국 수술을 포기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쪽 눈으로 버티던 은서 씨에게 몇 달 전 또다시 고난이 찾아왔습니다. 6개월 전부터는 남은 한쪽 눈마저 보이지 않게 된 겁니다. 양쪽 눈이 모두 보이지 않아 일을 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겨우 생활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마저도 이제 바닥이 보입니다. 은서 씨에겐 제대로 된 끼니를 챙기는 것조차 사치가 됐습니다.

은서 씨의 안쓰러운 상황을 지켜본 친구가 구청에 도움을 요청했고, 은서 씨는 사례 관리사의 도움을 받아 병원 진료를 받았습니다. 병원에서는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함께 알려왔습니다. 최근에 나빠진 눈은 수술 받으면 더 나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픈 곳은 눈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콩팥 상태도 좋지 않아 신장 투석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왜 이렇게 늦게 왔냐며, 안쓰러운 눈빛으로 은서 씨를 바라봅니다.

결과를 들은 은서 씨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빨리 도움을 요청했다면, 이렇게까지 몸이 망가지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후회가 남습니다. 그래도 한쪽 눈이 수술 받으면 다시 나아질 수도 있다는 말에 희망을 가져보려 합니다. 여러분의 도움이 은서 씨에겐 빛이 될 수 있습니다. 은서 씨가 다시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있도록, 많은 격려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남구청 복지정책과 이효린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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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14일 자 남수 씨

지난 14일 자 남수 씨 사연에 후원자 61명이 255만 5260원을, 특별후원 BNK 부산은행 공감 클릭을 통해 149만 7000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남수 씨의 의료비로 쓰일 예정입니다. 남수 씨는 여전히 매일 극심한 통증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도움 주신 분들의 관심과 응원 덕분에 열심히 살아갈 힘을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남수 씨는 본인도 얼른 일어나 어려운 분을 돕겠다며, 용기를 준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를 전해왔습니다.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15분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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