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다음’ 지우기?…분사·매각설 ‘솔솔’
카카오가 포털 ‘다음’(Daum)을 사내독립기업(CIC)으로 분리 운영한다. 2015년 9월 ‘다음카카오’였던 사명을 ‘카카오’로 변경하면서 ‘다음’을 지워낸 지 약 8년 만에 포털 사업을 본진에서 사실상 제외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분사나 매각을 염두에 뒀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카카오는 “검색·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서 다음 서비스의 가치에 더욱 집중하고 성과를 내고자 다음사업부문을 CIC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달 15일 포털 다음을 담당하는 사내독립기업(CIC)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사내독립기업(Company in Company)이란 기업 내부에 사내 벤처와 같은 형태로 운영하는 회사로, 형식상은 분사가 아닌 사내 조직 형태로 존재한다.
이를 두고 카카오가 합병 9년 만에, 사명 변경 8년 만에 다시 다음을 떼어내려는 듯한 행보를 보이는 것은 한마디로 위험 부담만 있고 사실상 별로 돈은 안 되는 사업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카카오는 다음의 국내 검색 점유율이 5% 수준으로 미미한 상황임을 고려해 여러 변화를 고민해왔다.
NHN데이터의 데이터 아카이브 '다이티 블로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국내 검색엔진 유입률(검색 점유율)은 네이버 62.81%, 구글 31.41%, 다음 5.14% 순이었다. 카카오가 공시한 1분기 실적에 따르면 포털 사업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대비 26.7%나 감소한 836억원에 그쳤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정치 편향성과 포털 뉴스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 언론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 부분도 카카오가 고려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카카오는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 탈퇴를 조심스럽게 검토 중이다. 제평위는 언론사 제휴 심사에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공동으로 설립한 심사 기구인데, 제휴사 가입 및 운영 과정에서 언론사들과 불가피하게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제평위원 구성과 운영 과정에서 공정성 시비가 계속 이어지고 심사 과정도 공개하지 않아 탈락한 언론사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계속돼왔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