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자연과 인간 상생 ‘고품격 수변도시’ 조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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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종 한국수자원공사 에코델타시티사업단장


부산의 서쪽, 서낙동강 일원은 1970년대까지 삼각주와 갯벌, 갈대밭이 어우러진 생명의 서식처였으며, 동양 최대이자 최고의 철새 도래지였다. 지금은 국가지정문화재인 낙동강 하류 철새도래지(천연기념물 179호)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1934년 서낙동강에 녹산과 대저수문 건설을 시작으로 1987년 낙동강 하굿둑이 건설됨으로써, 사계절 유량이 흐르는 3개의 강(서낙동강, 평강천, 맥도강)으로 둘러싸인 이 지역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안정적인 친수 환경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인근의 녹산공단·부산신항만·경제자유구역 등 국가 경제의 현재와 미래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K-water(한국수자원공사)는 국내 최초의 글로벌 친환경 수변 도시를 목표로 이 지역에 에코델타시티(EDC·Eco Delta City)를 조성하고 있다. EDC를 지속 가능한 포용 도시로 조성하고 지역의 자연 유산을 효과적으로 보호하면서도 인간이 쾌적하게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지역으로 만들 계획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EDC 내 온전한 철새 서식처를 조성하는 습지생태공원이다.

EDC 우측 하단부에 약 35만 평 규모로 조성 예정인 습지생태공원은 도시 개발에 따른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실행 계획이다. 지난 5월부터 국내 최고의 습지생태공원을 만들기 위한 계획 수립과 실시설계를 위해 지역 사회단체(NGO), 학계, 철새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자문단이 함께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EDC를 조성하는 K-water는 습지생태공원 조성 전부터 철새 서식 환경 개선을 위해 2021년에는 철새가 집중적으로 도래하는 시기인 12~2월에 맞춰 습지생태공원 예정지 일부를 철새 서식 공간으로 우선 조성했고, 철새의 건강성 유지를 위해 정기적인 먹이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22년부터는 습지생태공원 내 추가로 먹이터 약 2만 3000평을 할애해 직접 생산한 양질의 볍씨 약 7t을 겨울철새에게 먹이원으로 제공하였고, 논에 직접 뿌려주는 먹이 나눔 활동도 주 1~2회 정기적으로 시행해 매년 겨울을 나는 철새들의 충분한 영양 공급원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올 2월에 진행한 철새 먹이 나눔 행사의 경우 지역 사회단체, 지자체, EDC 스마트빌리지 입주민 등 다양한 지역사회 일원이 적극적으로 동참함으로써 철새 보존 활동을 한층 더 확대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러한 노력의 결과는 수치로도 증명이 되었다.

2022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동절기 습지생태공원 예정지 내 철새 모니터링을 한 결과, 조류 서식과 월동 개체 수가 4211마리에서 9536마리로 전년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어 먹이 나눔 활동 등이 큰 효과를 내고 있다. 주로 서식하는 철새로는 큰기러기가 우점하고 있고 큰고니, 흰죽지, 솔개 등의 법정보호종도 관찰되고 있다. 이 자료는 습지생태공원 조성 후 철새의 먹이 공급과 운영 등을 위한 연구 데이터로 활용하기 위해 계속 관리할 예정이다. 앞으로는 이러한 철새 먹이 나눔 행사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모내기 체험, 탐조와 논 생물 조사 프로그램 등 생태 체험 프로그램을 내실있게 준비해 주민들이 생태 환경 보전과 철새 보호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할 방침이다.

K-water는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 도시로서 4차 산업혁명의 발전된 기술을 구현하는 한편, 철새 먹이 나눔 등의 자연 환경 보존 활동을 토대로 지역 주민에게 강(江)의 가치를 깨닫게 할 계획이다. 또 낙동강 고유의 자연 생태 문화 공간을 제공해 도시와 자연을 이어주는 확실한 매개체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부산에코델타시티가 도시 환경 변화에 더욱 지혜롭게 대처하고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품격 높은 수변 도시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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