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총선 일타강의] 5. ‘민주 바람’ 일으킬 키맨은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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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인물? 기초단체장 출신?… 흥행카드 저울질

이광재, 부산과 각별한 인연
엑스포 아이디어도 적극 제공
전현희, 야권 내부서 뚝심 호평
조국 등판 땐 선거판 요동 관측
서은숙·홍순헌 등 전직 구청장
국힘과 겨룰 경쟁력 충분 평가

PK지역에서 내년 총선을 대비한 야권의 새 인물 찾기가 활기를 띤다. 지역 야권 일각에서 출마가 거론되는 이광재 국회사무총장. 부산일보DB PK지역에서 내년 총선을 대비한 야권의 새 인물 찾기가 활기를 띤다. 지역 야권 일각에서 출마가 거론되는 이광재 국회사무총장. 부산일보DB

부산·울산·경남(PK)에서 국민의힘에 비해 지지세가 약한 더불어민주당 계열은 전통적으로 ‘바람 선거’ 전략을 썼다. 전국구 인사나 신선도 높은 젊은 인재를 깜짝 투입해 선거 구도를 인물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충격이 가시지 않은 2012년 총선에서 문재인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문화계의 대표적인 친노(친노무현) 인사인 배우 문성근 씨가 각각 부산 사상과 북강서을에 출마한 게 대표적이다. 두 사람의 출마로 부산 선거판은 전국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이때의 승리가 5년 뒤 문재인 대통령 탄생의 발판이 됐다. 특히 PK 민주당은 서부산 일대를 ‘낙동강 벨트’로 묶어 야권의 전진 기지로 고착화하는 효과를 얻었고, 4년 뒤 부산에서만 사상 처음으로 5석을 얻었다.

민주당은 21대 총선에서도 열세 분위기를 만회하기 위한 흥행 카드를 찾았다.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1순위’로 거론됐지만 조 수석은 끝내 고사했다. 대신 옥스퍼드대 박사 출신에 세계은행 선임이코노미스트였던 30대 최지은 씨를 북강서을에 전격 투입했다.


PK지역에서 내년 총선을 대비한 야권의 새 인물 찾기가 활기를 띤다. 지역 야권 일각에서 출마가 거론되는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연합뉴스 PK지역에서 내년 총선을 대비한 야권의 새 인물 찾기가 활기를 띤다. 지역 야권 일각에서 출마가 거론되는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연합뉴스

이 때문에 PK 야권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전국적 관심을 끌어낼 ‘키맨’이 누가 될지에 주목한다. 지난해 대선 패배 이후 지역 민주당 내에서는 ‘이제 더 이상 깜짝 인사는 없다’는 기류가 강했다. 그런 인물을 찾기가 어렵고 기존 인물의 경쟁력을 축소시킨다는 반감도 있어서다. 그러나 최근 PK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이전 보수 대통령에 비해 크게 낮은 상황이 이어지자 오히려 새 인물 찾기가 다소 활기를 띠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역 야권 일각에서는 이광재 현 국회 사무총장과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오른팔’이었던 이 사무총장은 강원도지사를 지낸 강원도 출신이지만 부산과의 각별한 인연 때문에 출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의 부인이 부산에서 언론사 기자로 활동했고, 이 사무총장도 노 전 대통령의 오랜 참모로 부산 현안에 깊이 관여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주역으로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 아이디어를 적극 제공하면서 가덕신공항 활성화를 위해 주변 개발지역 범위를 확대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할 정도로 부산에 애정이 많다. 특히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인 이 사무총장의 PK 교두보 확보를 명분으로 지역 측근들의 출마 권고가 적잖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데레사여고 출신인 전 위원장은 18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시절 부산 출마를 검토하기도 했다. 최근 문재인 정부 ‘알 박기 인사’의 대표 사례로 여권의 타깃이 됐지만, 야권에서는 “그렇게 강단 있게 버틸 줄 몰랐다”는 호평이 나온다. 이 사무총장은 10일 〈부산일보〉와 통화에서 “지난 지방선거 때도 그런 제안이 있었다. 오래된 얘기”라면서 “전혀 생각해 본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전 위원장 역시 마찬가지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장관의 부산 출마설도 다시 회자된다. 그러나 PK의 한 민주당 의원은 “당에 엄청난 부담이다. 조 전 장관도 그걸 잘 알 것”이라고 일축했다.

PK 민주당이 새 인물 찾기에 더는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기류도 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기초단체장을 대거 배출하면서 인물 경쟁력에서 국민의힘에 뒤질 게 없다는 것이다.

부산시당위원장인 서은숙 전 부산진구청장(부산진갑)을 비롯해 홍순헌 전 해운대구청장(해운대갑), 최형욱 전 동구청장(서동) 등은 한창 지역을 다지는 중이다. 김철훈 전 영도구청장(중영도), 윤종서 전 중구청장(중영도) 이성문 전 연제구청장(연제) 등도 출마를 타진하고 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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