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대공세 무기 차곡차곡… 공격 고삐 죄는 우크라군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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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순방 중 영국도 깜짝 방문
수낵 총리 “미사일·드론 보낸다”
독일서 장갑차·탄약 지원 받아
러, 바흐무트·루한스크서 수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오른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럽 순방 중 영국을 찾아 리시 수낵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영국의 추가 군사 지원 확답을 받아냈다. 영국 총리의 지방 관저 체커스에서 대화 중인 젤렌스키 대통령과 수낵 총리. UPI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오른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럽 순방 중 영국을 찾아 리시 수낵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영국의 추가 군사 지원 확답을 받아냈다. 영국 총리의 지방 관저 체커스에서 대화 중인 젤렌스키 대통령과 수낵 총리. UPI연합뉴스

이탈리아와 독일, 프랑스 등 유럽을 순방 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영국까지 깜짝 방문해 리시 수낵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추가 군사 지원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대반격을 준비 중인 우크라이나는 최격전지 바흐무트와 함께 러시아의 동부 점령지인 루한스크 공략에 나서는 등 공격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15일(현지 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영국에 도착해 총리 지방 관저 체커스에서 수낵 영국 총리와 만났다. 두 정상의 만남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런던을 찾은 올해 2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영국 총리실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방공미사일 수백 기와 사거리 200km 이상인 장거리 공격용 무인기 수백 대 등 무인 항공 시스템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은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로 지난해 23억 파운드(약 3조 8000억 원)를 쏟아부었고, 올해도 비슷한 규모를 약속한 상황이다.

영국은 이에 앞서 서방 국가 중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순항 미사일 ‘스톰섀도’ 제공을 약속하기도 했다. 스톰섀도 순항 미사일은 러시아에 점령된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러시아의 진지 파괴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BBC는 전했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점령지에 있는 전쟁 지휘부와 물류 시설, 탄약고를 파괴할 수 있다면 러시아가 전방 부대에 계속해서 보급 물자를 보내는 게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실제 이 같은 일은 지난해 우크라이나의 헤르손에서 발생했는데, 당시 러시아군은 어쩔 수 없이 퇴각해야만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수낵 총리와의 회담에서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최신식 전투기를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동맹국을 방문하는 이유 중 하나가 공중전에서 러시아에 대응하기 위한 ‘전투기 지원 연합’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낵 총리는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의 전투기 지원 요청에 대해선 “직접 지원은 아직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대신 영국은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에 대한 훈련을 약속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유럽 순방에서 독일의 군사 지원도 이끌어냈다. 올라프 슐츠 독일 정부는 지난 13일 전차와 장갑차 50대, 대공 방위체계·탄약 등 27억 유로(3조 9400억 원)의 대규모 추가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 순방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대공세를 위한 서방의 군사 지원을 차곡차곡 챙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반격 시기에 대해 “우리는 정말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며 “너무 많이는 아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14일 격전지 바흐무트에서 러시아의 일부 진지를 장악했으며, 최근 러시아 점령지인 동부 루한스크에 대한 공격을 이어 나가며 향상된 군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12∼13일에 이어 15일 루한스크를 추가로 공격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루한스크 인근 옛 항공학교에서 연기가 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당국자들은 러시아군이 사용하는 이 학교의 행정 건물 1채가 손상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크라이나가 영국이 제공한 스톰섀도 장거리 미사일 2발로 공격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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