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폭력 신고에 연인 살해한 30대…"무슨 일이냐?" 묻자 목격자에게 한 말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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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폭력으로 신고당해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애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 모(33) 씨가 26일 오후 경찰에 긴급체포된 후 서울 금천경찰서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데이트 폭력으로 신고당해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애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 모(33) 씨가 26일 오후 경찰에 긴급체포된 후 서울 금천경찰서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데이트 폭력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직후 연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 모(33) 씨의 구속 여부가 28일 결정된다.

서울남부지법은 이날 오후 3시 김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열어 구속 수사할 필요가 있는지 심리한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26일 오전 7시17분께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한 상가 지하주차장에서 연인 사이인 A(47) 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 씨는 범행 직전인 오전 5시37분 A 씨의 데이트 폭력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고 나온 뒤 A 씨를 찾아가 미리 준비한 흉기로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범행 직후 의식이 없는 A 씨를 렌터카에 태우고 경기 파주시의 주거지 근처로 도주했고, 범행 약 8시간 만에 붙잡혔다. 검거 당시 차량 뒷좌석에서 발견된 A 씨는 이미 사망해 있었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가 범행 이후 A 씨를 차에 태우고 파주까지 가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초기 경기 시흥과 일산 등의 대형 병원으로 향하려 했지만, 경기도 진입 즈음 A 씨가 숨진 것을 확인하고 본인 주거지가 있는 파주로 이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 씨가 서울을 벗어난 시각이 26일 오전 9시 전후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 수사 결과, 사건 당일 목격자들과 김 씨의 대화 내용도 드러났는데 김 씨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변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하주차장에서 A 씨를 흉기로 가격한 이후 행인 2명을 마주쳤다.

두명의 행인은 가격 장면을 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성 행인이 김 씨에게 '무슨 일이냐'고 묻자, 김 씨는 "여자친구가 다쳐서 병원에 가려고 차에 태우는 중"이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여성 행인이 '여자친구가 임신한 것이냐'고 묻자 김 씨는 "임산부가 맞다"고 둘러댄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경찰은 사건 당일 데이트 폭력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실시한 위험성 평가 결과, 당시 현장 상황을 총 5단계 중 '낮음'으로 평가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주관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 체크리스트를 점검해 점수를 매긴다"며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해 진술을 들은 후 폭행 상황이 종료됐으며 팔을 잡아당긴 상황에서 폭행이 경미하다는 진술은 양쪽이 일치했다"고 했다. 살인 사건 발생 전 A 씨가 지구대에서 조사 받는 과정에서 김 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밝혔다고도 했다.

김 씨는 경찰에서 신고한 데 화가 나 범행했다며 혐의를 전부 인정했다.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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