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못 타겠다" 사고 비행기 탑승했던 학생 등 8명, 배 타고 제주도 복귀하기로
비상구 문이 열린 채 대구공항에 착륙한 여객기에 탑승했던 제주도내 초·중학생 5명과 체육 지도자 3명 등 8명이 배를 통해 제주도에 돌아가기로 했다.
지난 26일 제주에서 출발해 대구로 가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서는 대구공항 착륙 직전 고도 213m(700피트) 상공에서 30대 남성에 의해 비상구 출입문이 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여객기에는 울산에서 열리는 소년체전에 참가하는 제주지역 초·중등생과 지도자 총 65명이 탑승했다.
이 중 열린 문과 비교적 가까운 좌석에 앉았던 선수 8명과 지도자 1명 등 총 9명이 메스꺼움과 구토, 손발 떨림 등을 호소해 병원에 옮겨져 치료받았다.
이에 제주도교육청은 사고를 겪었던 초등학생 선수 5명 등의 불안감 등을 고려해 29일 예정됐던 항공편을 취소하고 여객선을 이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선박편으로 제주로 돌아오는 인원 외 다른 선수들과 지도자 57명은 오늘(28일) 항공편을 이용해 제주에 복귀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제주도교육청은 울산시교육청, 보건복지부 소속 상담 기관 40여명과 함께 사고 항공기 탑승 학생과 지도자 전원을 대상으로 1차 심리검사와 면담을 진행했다. 항공기 탑승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담교사가 직접 학생·학부모 전화상담을 하고, 학교 등은 직접 대면 상담도 할 예정이다.
또 지난 26일 사고 항공기 착륙 직후 병원 치료를 받은 학생과 지도자 등 9명에 대해서는 제주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연계해 별도 관리할 예정이다. 지속적인 밀착 모니터링을 통한 트라우마 예방, 심리 정서 안정화 방안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비상구 문을 열었던 30대 남성 이 씨는 이날 오후 1시 50분께 경찰 호송차를 타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착륙 직후 경찰에 긴급 체포됐던 이 씨는 "최근 실직 후에 스트레스를 받아오고 있었다"며 "비행기 착륙 전 답답해 빨리 내리고 싶어서 문을 열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날 법정 앞에서 '계획하고 문을 열었는지' 등의 취재진 질문을 받은 이 씨는 "빨리 내리고 싶었다", "아이들에게 너무 죄송하다"고 답한 뒤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