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또래 여성 살해 피의자 정유정 신상 공개
“살인해보고 싶었다”
부산서 또래 여성 살해한 피의자 자백
부산 금정구 20대 또래 여성 살인 사건은 ‘사람을 죽여보고 싶다’는 피의자의 ‘살인 욕구’에서 시작된 비극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범죄가 중대하고 잔혹해 국민의 알 권리 등에 충족한다 보고 피의자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부산경찰청과 금정경찰서는 지난달 26일 과외 중개 앱을 통해 처음 만나게 된 또래 여성을 살해한 피의자 정유정(23)의 신상을 1일 공개했다. 정 씨는 범행 동기와 관련해 “살인 충동을 느껴 이를 해소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정 씨가 금전적 목적이나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살인을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겨 장기간 범행 대상을 물색한 뒤 처음 본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까지 훼손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이 정 씨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검사한 결과, 정 씨는 범행을 저지르기 3개월 전부터 온라인에 ‘살인’ ‘시체 없는 살인 사건’ 등을 검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도서관에서 범죄 관련 소설을 다수 빌려봤고 방송 매체나 인터넷을 통해 범죄 수사 프로그램을 많이 보는 등 범죄에 대한 호기심을 장기간 키워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던 중 정 씨는 학부모라고 속이고 과외 앱에 가입해 범행 대상을 물색했고 혼자 거주하는 피해자에게 접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씨는 앱에서 중학교 3학년인 자녀를 둔 학부모로 신분을 속이면서 과외를 의뢰했다. 범행 당일인 지난달 26일, 정 씨는 중고로 구입한 교복을 입고 학생인 척 속여 무방비 상태인 피해자를 살해한 뒤 유기했다. 범행 직후 체포된 정 씨는 경찰 조사에서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지만, 계획 범죄임을 입증하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자 결국 범행 동기를 털어놓았다.
정 씨는 고등학교 졸업 뒤 안정적인 직업이 없었으며, 외부와의 소통도 단절한 채 폐쇄적인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 씨의 범행이 사이코패스 범죄에 해당하는지 전문가와 함께 검토할 계획이다.
한편 부산경찰청은 이날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정 씨에 대한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범행이 매우 잔혹하고 유사 범죄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신상 공개의 이유였다. 부산경찰청이 신상 공개를 한 건 2015년 10월 ‘부산 서면 총기 탈취범’ 이후 약 8년 만이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