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같은 조건 겨루는 경마…최은경 여성기수 통산 100승 달성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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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19세 부산경남경마공원서 데뷔
2017년 310번 출전, 최우수 신인상
“대상경주 우승이 올해 목표”

지난 5월 국내 여성 기수 두 번째 개인 통산 100승을 달성한 최은경 경마 기수. 한국마사회 제공 지난 5월 국내 여성 기수 두 번째 개인 통산 100승을 달성한 최은경 경마 기수. 한국마사회 제공

경마는 남녀 기수가 같은 조건에서 겨루는 스포츠다. 하지만 체력과 근력 등의 이유로 여성 기수의 비율이 7%도 되지 않을 만큼 경마는 ‘금녀의 벽’이 높은 곳이기도 하다.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경마계에서 최은경(26세) 경마 기수는 지난 5월 국내 여성 기수 두 번째 개인 통산 100승을 달성하며 이변을 일으키고 있다.

1일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하고 기계체조를 배우기도 했다는 최은경 기수는 부모 권유로 한국경마축산고에 입학하며 경마 기수의 길을 꿈꾸기 시작했다. 경마아카데미에서 2년간 혹독한 훈련을 거쳐 2016년 만 19세의 나이에 부산경남 경마공원에서 기수로 데뷔했다.

2년간의 기다림 끝에 정식 기수가 됐지만 막 데뷔한 10대의 어린 여자 기수에게 출전의 기회는 쉽게 오지 않았다. 최은경 기수는 그 때가 힘든 시간이었지만 기수가 되기 위해 노력한 2년의 시간과 스스로에 대한 강한 믿음으로 기회를 기다리며 훈련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다가올 기회를 기다리며 성실히 훈련했고 조금씩 주어지는 출전기회에 감사했다. 이듬해 데뷔 2년 차가 되자 경마관계자와 팬들도 그녀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2017년 한 해 동안 그녀는 310번의 출전 기회를 얻었고, 최우수 신인상까지 받았다.

최 기수는 우승한 대부분 경주를 고객들의 베팅 선호도가 높지 않은 소위 ‘비인기마’를 타고 이뤄냈다. 그래서 그 우승이 가지는 의미도 남다르다.

최은경 기수는 이제 어엿한 8년 차 기수가 됐다. 소속 없이 프리기수로 활동 중인 그녀는 이미 경마팬들과 경마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인정받는 선수다. 하루 평균 7∼8개 경주가 열리는데 요즘 최 기수는 거의 모든 경주에 출전 중이다.

최 기수는 올해 목표를 묻는 말에 “당연히 대상경주에서 우승하고 싶어요”라고 답했다. 이러한 욕심과 노력, 끈기와 인내가 있어서 팬들이 그녀가 걸어갈 경마 인생을 응원하는 게 아닐까. 대상경주란 중요성과 상금이 큰 경주로, 높은 수준의 일류 경주마들이 출전하는 경주를 말한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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