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후쿠시마 오염수, 과학적 접근 통해 불신 없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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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방류로 불안감·수산물 불신 고조
정부, 안전성 검증해 철저히 대응해야

지난달 21~26일 일본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시설을 살펴본 정부 시찰단 단장인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현지 시찰 활동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1~26일 일본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시설을 살펴본 정부 시찰단 단장인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현지 시찰 활동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 인사들이 3일 부산을 찾는다. 이날 부산 서면에서 민주당 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 시도당이 주최하는 일본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규탄 서명운동본부 발대식과 규탄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는 지난달 21~26일 실시된 우리 정부 시찰단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시설 시찰이 깜깜이 점검으로, 일본 정부의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을 합리화하는 들러리에 불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정부가 우물에 독을 푼 것처럼 야당이 정치 선동을 하며 국민 불안을 부추긴다고 반박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시찰단이 활동 결과 발표에서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 여부에 대한 평가를 내놓지 않자 여야의 공방만 격화하는 양상이다.

민주당이 다음 달부터 시작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강하게 반대하는 것은 수산업계와 어민들의 목소리를 담고는 있지만,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점에서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사건과 김남국 의원 코인 논란으로 위기에 처한 국면을 바꿀 속셈에서 오염수 방류 문제를 정부·여당을 맹비난하는 도구로 삼았다는 게다. 국민의힘도 야당의 공세로부터 여권을 보호하기 위한 정치 공방에 힘을 쏟아 오염수 방류로 생존권을 위협받는 수산업계나 어민들의 절규를 외면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여야가 오염수 방류의 유해성 검증과 피해 대책을 고민하지 않고 자기 당에 유리한 얘기와 서로 헐뜯는 말만 앞세워 소모적인 정쟁을 이어 가고 있다. 절대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은 장외 투쟁에 주력할 태세다. 정치권이 이런 모습으로 국회에서 정부의 적극적·실효적 대응책 마련을 촉구하지 않는 사이 정부와 시찰단은 원전 활성화와 일본에 우호적이어서 국내외 환경단체들의 불신을 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후쿠시마 오염수 조사 최종 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1일 IAEA는 방류될 오염수에서 방사성 핵종이 검출되지 않았으며 측정도 적절했다는 중간 보고서를 내놔 일본에 힘이 실리고 수산업계와 어민들의 속은 타들어 간다.

앞으로 국민들의 불안이 고조돼 수산물 불신이 확산되는 건 시간문제다. 정부가 IAEA와 별도로 오염수 방류의 안전 여부에 대해 과학적인 정밀 분석에 하루빨리 나서야 하는 이유다. 주체적인 검증만이 불안감, 불신을 해소할 수 있다. 위험하다고 판명되면 신속히 대책을 세우고 방류 중단을 요구할 일이다. 마침 지난달 31일 부산시가 회의를 갖고 대응 전담팀을 운영하며 해양 오염 감시와 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확대하기로 결정한 건 한국 대표 해양수산 도시로서 시의적절하다. 정부가 이를 전국으로 확대해 감시·검사체계도 강화해야 마땅하다. 해양 영토와 국민 먹거리의 안전, 수산업과 어민들의 생사가 정부의 대처 능력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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