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국 사퇴 없이는 BIFF 혁신도 없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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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갈 명분·시점 등 저울질 분석 속
이용관 후계 구도 의혹 비판 고조
부산 4개 영화단체 5일 성명 발표
혁신위 출범 전에 거취 결정 요구
준비위는 12일 의견 청취 간담회

5일 BIFF 혁신위원회 구성을 위한 준비위원회의 첫 회의가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재찬 기자 chan@ 5일 BIFF 혁신위원회 구성을 위한 준비위원회의 첫 회의가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국제영화제(BIFF) 조종국 운영위원장이 영화계와 이사회의 거듭되는 사퇴 요청에도 거취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9일 석연찮은 ‘공동 위원장’ 임명으로 촉발된 BIFF의 인사 내홍 사태가 한 달 가까이 돼 가는 가운데 조 위원장의 사퇴 없이는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부산 지역 영화단체가 5일 공동 성명을 통해 BIFF 혁신위원회 출범 전제 조건으로 조 위원장 사퇴를 꼽은 상황에서 그가 사의를 표명하지 않는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BIFF에 따르면 조 위원장은 이날까지도 공식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BIFF 주요 인사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그가 버티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익명을 요청한 부산 영화계 인사 A 씨는 “그가 나가는 순간 BIFF 이용관 이사장이 예산 집행에 관여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 역할의 참모가 없어진다”며 “조 위원장이 사퇴를 안 하겠다는 것은 BIFF 수뇌부가 혁신을 안 하겠다는 뜻이라고 보면 된다”고 꼬집었다.

조 위원장이 거듭되는 거취 표명 요청으로 사퇴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BIFF를 떠날 명분과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산 영화계 인사 B 씨는 “지난달 31일 허문영 집행위원장 복귀 면담 전날 조 위원장이 그만두는 걸로 정리가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허 위원장의 복귀가 무산된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 탓에 시기를 고민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프로그래머들도 BIFF 내홍이 불거진 이후 조 위원장에게 사퇴 용단을 요청한 바 있다. 공석이 된 집행위원장을 대신해 올해 영화제를 이끌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래머들이 허 위원장 사의 표명 이후 회의를 했다. 조 위원장을 만나 사퇴를 요청한 적이 있다”며 “이사회에서도 다시 대승적 결단을 촉구한 상황이라 결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영화문화네트워크·부산독립영화협회·부산영화평론가협회·부산영화학과교수협의회 등 4개 단체는 이날 성명서에서 '조종국 씨의 즉각 사퇴가 혁신의 첫 출발점'이라며 '이사회는 혁신위 출범 이전에 책임지고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다시 한 번 촉구했다.

부산독립영화협회 오민욱 대표는 “조 위원장 문제가 혁신위 출범 전에 정리되지 않으면 혁신위에서 사퇴를 놓고 소모적인 논쟁을 하게 될 것”이라며 “혁신위가 제대로 쇄신안 논의를 하려면 갈등의 소지가 될 이 문제를 풀고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의 임명을 추진한 이 이사장과 오석근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 운영위원장은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오 위원장은 조 위원장 사퇴와 관련해 “내가 지금 말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오해가 발생할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이날 전화를 받지 않았다. 조 위원장은 취재진의 전화에 “통화하지 말자”고 답했다.

한편, BIFF 혁신위원회 준비위원회는 이날 낮 12시 영화의전당에서 오찬 회의를 통해 간담회 일정을 확정했다. 준비위는 오는 12일 오후 5시 ‘부산국제영화제 혁신위 역할을 위한 간담회’를 열어 혁신위 구성과 역할 등에 대한 의견 청취에 나선다. 영화계, 문화예술계, 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한꺼번에 청취하는 자리다. 장소는 추후 결정될 예정이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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