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상의 “부산·오사카 엑스포, 서로 돕는다”… ‘부산 선언’ 채택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양국 회장단 해운대서 공동 성명서
“공급망 재구축·스타트업 지원 협력 등”
최태원 회장 “양국 중대한 시기 맞아”
고바야시 켄 회장 “다양한 교류 활성화”
양국 경제인들 경협 방안 의견 교환
“반도체·전기차 등 분야서 힘 모아야”

지난 9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호텔에서 제12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가 열렸다. 이재찬 기자 chan@ 지난 9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호텔에서 제12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가 열렸다. 이재찬 기자 chan@

“한국은 오사카 월드엑스포를, 일본은 부산 월드엑스포를 돕는다!”

6년 만에 해운대에서 만난 대한상공회의소와 일본상공회의소(부산일보 6월 9일 자 1면 보도)가 공동 성명인 ‘부산 선언’을 채택하고 양측의 월드엑스포 유치실현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대한상의와 일본상의는 지난 9일 해운대 시그니엘 호텔에서 제12회 한일 상의 회장단 회의를 열었다. 이날 한국 측에서는 최태원 대한상의회장과 장인화 부산상의회장 등이 참석했고, 일본에서는 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과 도라이 신고 오사카상의 회장 등이 참석했다. 한일 상의 회장단회의는 양국 경제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순수 민간 차원의 협의체다. 상공회의소가 보유한 광범위한 지역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일 지역경제 협력을 논의 하는 등 대표 경협 채널로 인정받아 왔지만 노재팬의 여파로 한동안 열리지 못했다.


이날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미쓰비시상사 상담역)과 함께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는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이날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미쓰비시상사 상담역)과 함께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는 모습. 이재찬 기자 chan@

오랜만에 열린 회장단 회의에서 양국 상의는 양국이 함께 유치와 실현을 앞둔 월드엑스포에 대한 협력을 다지고, 함께 직면한 난관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저출생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 경제 안보를 바탕으로 한 공급망의 재구축 등이 양국이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들은 공동 성명서를 통해 “대한상의는 2025년 오사카엑스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일본상의는 2030년 부산엑스포의 유치 실현을 위해 적극 협력한다”고 밝혔다. 또 “한일 양국의 공통 과제인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 경제안보를 바탕으로 한 공급망의 재구축, 탄소 중립, 인공지능(AI) 거버넌스 구축, AI 시큐리티, 디지털화,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협력을 촉진한다”며 “구체적인 한일 협력 방침에 대해 다른 경제 단체와도 연계해 검토를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공동성명서를 채택하며 “최근 한일관계는 연이은 양국 정상회담으로 12년 만에 셔틀 외교가 복원되는 등 중대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일본 속담에 ‘세 사람이 모이면 문수보살과 같은 좋은 지혜가 나온다’는 말이 있다”며 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도 이에 화답해 “양국 관계가 개선의 궤도에 오르게 돼 기쁘다”며 “2025년 오사카엑스포, 2030년 부산엑스포를 계기로 한일 자매 도시 간에 관광,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가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서 양국 대표 경제인들의 한일 경제협력 활성화 방안에 대한 주제 발표와 의견 교환 시간을 가졌다. 우에노 다카시 요코하마상의 회장은 “개인 소비는 물가 상승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증가세이고 기업도 높은 수익을 바탕으로 설비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와 자원과 곡물 가격 급등 등의 위험이 경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일 양국 사이의 산업별 경제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도 진행했다.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은 “양국을 둘러싼 글로벌 경제질서 변화 속에서 반도체, 전기차(EV)·배터리, 핵심광물, 에너지 등 업종에서 산업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최태원 회장은 다리 부상을 당해 깁스를 한 상태로 회의에 참석해 2030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테니스광인 최 회장은 6일 테니스를 치다 다리를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자신의 SNS에 “2030 부산 월드엑스포 유치에도 중요한 행사이니 제 모습이 너무 볼상사납더라도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기원해달라”고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날 호텔에 목발을 짚고 나타난 최 회장을 일본상의 고바야시 회장이 직접 부축하며 맞이하는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다. 양국 상의 회장단은 이날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에 대한 협력을 다짐하고, 내년 제13차 희의 장소로 2025월드엑스포가 예정된 오사카를 최종선정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