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는 한 세대 걸러서 유전된다는데 사실인가요? [궁물받는다]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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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란 정상적으로 모발이 있어야 할 부위에 모발이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하루에 머리카락이 50~70가닥 가량 빠지는 것은 정상이지만, 100가닥 넘게 주기적으로 빠진다면 탈모를 의심해 봐야 합니다.

머리카락은 외부 자극으로부터 머리를 보호하는 1차적 기능 외에도 미용상 중요한 역할을 하죠. 그래서 남녀 할 것 없이 탈모에 대한 인식과 관심도가 높습니다.

탈모에 대한 오해와 진실, 대한모발학회 간행정보간사이자 양산부산대학교병원 피부과 신기혁 교수에게 관련된 궁금증을 물어봤습니다.


Q1. 탈모는 한 세대 걸러서 유전된다는데 사실인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이 아닙니다. 남성형 탈모는 유전성이 매우 강하며, 특히 아버지 쪽의 영향을 더 많이 받습니다. 하지만 탈모 관련 유전자들은 어머니로부터도 받기 때문에, 어머니로부터 받은 유전자로 인해 탈모가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외할아버지가 탈모라면 어머니를 통해 그 유전자가 전해져 탈모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아버지가 탈모가 아니더라도 아들이 탈모인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한 세대 걸러 탈모가 생긴 것으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탈모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탈모가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이 높지만, 그 유전이 정해진 원칙이나 패턴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또 M자형, U자형 등 표현형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부모가 모두 탈모라고 해도 자녀는 탈모가 아닌 경우도 있고 부모는 탈모가 아닌데 자녀 중에는 탈모가 진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Q2. 탈모인이 정력이 세다는 속설은 어떻게 나온 건가요?


이 속설은 탈모가 남성호르몬과 관련이 많기 때문에 정력과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는 오해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남성형 탈모가 있는 사람이 생식기능이나 근육의 양을 좌우하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양이 더 많은 것은 아닙니다. 남성형 탈모 환자의 모근은 상대적으로 테스토스테론이 변환된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에 민감하며 이로 인해 모발이 가늘어지면서 탈모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탈모와 정력은 관계가 없습니다.


Q3. 비누로 머리를 감는 것이 탈모에 더 좋은가요?


대부분의 비누는 약알칼리성이기 때문에 약산성인 두피를 자극하며, 머리카락의 보호막인 큐티클층의 단백질 성분을 아미노산으로 분해시킵니다. 이로 인해 머리카락 끝이 갈라지거나 머릿결을 푸석푸석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또한 비누는 물속에 있는 금속이온과 결합하여 입자를 형성하며 이것이 두피에 잔류하여 탈모를 촉진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누로 머리를 감는 것은 머릿결 관리나 탈모 예방 모두에 좋지 않습니다.


Q4. 모자를 쓰면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탈모가 생기나요?


모자를 쓰면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탈모가 생긴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물론 두피 혈액 공급에 영향을 줄 정도로 모자를 꽉 조여 쓴다면 탈모가 발생할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인 경우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모자는 자외선을 막아주기 때문에 머릿결 보호 및 탈모 방지에 도움이 됩니다. 따라서 모자를 느슨하게 착용하는 것을 권장하며, 땀이 많이 나는 여름에는 통기가 잘 되는 모자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Q5. 왜 상대적으로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탈모가 많이 생기나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 중요한 원인인, 소위 '대머리'로 알려진 안드로겐성탈모는 여성에게서도 발생합니다. 다만 여성은 이마선이 비교적 잘 유지되면서 정수리 중심으로 모발이 점점 가늘어지는 형태를 보이며, 탈모의 정도가 남성보다 약해 완전한 탈모로 진행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이 때문에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대머리'가 많이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여성은 DHT 농도가 남성에 비해 낮으며 DHT 생성을 억제하는 효소가 이마 쪽에 분포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Q6. 탈모를 예방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나요?


일상생활에서는 식습관, 수면습관, 청결한 두피관리, 자외선 차단, 스트레스 해소, 금연 등 건강한 생활 습관과 모발관리 습관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모발이 가늘어져서 두피가 비어 보이기 시작했다면, 최대한 빨리 피부과 전문의를 만나 진행을 막는 약물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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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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