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로 가는 3국 정상… 엑스포 ‘막판 유치전’ 치열
윤 대통령·빈살만 파리행 예고에
이탈리아 멜로니 총리까지 합류
한국 지지세 확산에 견제 나선 듯
윤, 영어 PT 직접 진행 의지 표명
19일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는 윤석열 대통령이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진행될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개최국 결정을 위한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 직접 연사로 나서 한국과 부산의 2030월드엑스포 유치 의지를 전달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이 가장 먼저 BIE 총회 참석 사실을 대내외에 천명한 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역시 총회 참석을 위한 파리행을 결정하자 2030월드엑스포 유치 경쟁국인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도 파리 방문 계획을 밝혔다. 이번 PT가 2030월드엑스포 개최지 결정 전 마지막 공식 무대인 만큼 주요 경쟁국 정상이 모두 파리로 총출동해 외교전을 펼치게 됐다.
18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제172차 BIE 총회에 참석해 4차 경쟁 PT 마지막 연사로 나선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은 영어로 PT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한민국의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해 회원국의 열띤 호응과 지지를 끌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4차 PT는 오는 11월 개최국 결정을 앞두고 회원국들의 표심을 사로잡을 분수령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강남스타일’의 가수 싸이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연사들이 한국의 유치 경쟁에 힘을 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걸그룹 에스파의 멤버 카리나,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 씨 등이 영상으로 등장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한국은 이번 4차 PT에서도 다양한 영상과 발표로 지루할 틈 없이 약 30분의 경쟁 PT를 이어가 다시 한번 월드엑스포 부산 개최의 당위성을 호소력 있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파리는 20~21일 BIE 총회 기간에 그야말로 유치 경쟁국들의 열띤 외교전 무대가 될 전망이다. 이미 대내외에 BIE 총회 참석 사실을 알린 윤 대통령과 빈살만 왕세자에 이어 이탈리아 총리까지 파리 방문을 결정했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지난 17일 멜로니 총리가 2030월드엑스포 유치에 나선 로마를 지원하기 위해 BIE 총회에 참석한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주요 경쟁 3개국 정상이 모두 파리에 집결한다. 투표권을 가진 BIE 179개 회원국이 모두 참석하는 이번 BIE 총회는 2030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분수령으로 평가받는다.
윤 대통령은 20일 경쟁 PT에 참석한 후 다음 날에도 공식 리셉션 주최 등을 통해 부산월드엑스포의 강점과 차별화된 비전 등을 제시한다. 윤 대통령은 또 20일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진행한다. 이번 BIE 총회에 참석하는 유치위원회 관계자와 기업인 등도 블랙핑크 멤버의 사진을 덮어씌운 대한항공 특별 임시편 항공기를 통해 파리로 건너간다.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 16일 파리를 방문해 마크롱 대통령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는 등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 빈살만 왕세자는 다음 주까지 파리에서 월드엑스포 리야드 유치를 위한 리셉션 등 활발한 일정을 이어 간다. 멜로니 총리도 BIE 총회 기간 동안 파리에 머물며 유치전에 적극 가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경쟁 중인 두 나라 지도자가 직접 파리 현지에 건너가기로 결정한 배경에는 한국에 대한 견제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치 경쟁에서 한국이 빠르게 지지세를 확장하자 경쟁국 역시 적잖은 위기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