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으로 힘들었다”… 첫째는 친정에, 막내는 암매장, 둘째는?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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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서 생후 5일 된 신생아 야산에 암매장한 부부 검거
거품 문 채 숨져 있었다 진술… 둘째 입양보냈다지만 확인 안 돼


지난달 29일 경남 거제 한 야산에서 생후 5일째 암매장된 아기를 찾는 경찰들 모습. 경남경찰청 제공 지난달 29일 경남 거제 한 야산에서 생후 5일째 암매장된 아기를 찾는 경찰들 모습. 경남경찰청 제공

태어난 기록은 있으나, 출생신고는 되지 않은 '유령 아동' 소재 파악을 위한 전국 지자체 전수조사가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경남 거제시에서 생후 5일 된 신생아를 야산에 암매장한 사실혼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사체유기 혐의로 30대 초반의 엄마 A 씨와 20대 후반의 아빠 B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9월 9일 거제시내 주거지에서 숨진 생후 5일 된 아들을 비밀봉지에 싸 인근 야산에 파 묻은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달 5일 거제시 한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출산한 이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워 산후 관리를 제대로 받지 못한 채 퇴원했다. 사실혼 관계인 이들은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사건 당일 아이를 가운데 둔 채 자고 일어나니 분유 거품을 머금은 모습으로 숨져 있었고, 화장하면 비용이 많이 들 것 같아 시신을 유기했다고 경찰에 주장했다.

경찰은 “혼자 집 근처 야산에 손으로 10~15cm 깊이의 구덩이를 파 아이를 묻었다”는 A 씨 진술을 확보했으며, 둘의 공모 관계를 조사 중이다.

이 같은 범행은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안 된 아동에 대한 정부 차원의 조사가 시작된 이후 A 씨의 주민등록상 주소지인 고성군이 아이의 행방이 묘연하다며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현재까지도 숨진 아이의 시신은 찾지 못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야생동물 등으로 시신이 유실됐는지, 애초 유기한 장소가 틀렸는지 피해 아이를 찾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 경찰은 A 씨가 이번 범행 전 다른 남자와 사이에서 2명의 아이를 더 낳았던 것으로 확인했다. 첫째는 친정에 맡겼으며, 둘째는 입양을 보냈다고 진술했다. 정상적으로 입양을 보내려면 출생신고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A 씨 호적에서 둘째는 확인되지 않아 진술 신빙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경찰은 “둘째를 입양을 보냈다는 것은 주장이며, 아직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첫째는 실제 친정에서 양육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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