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첫날 환자 빠져나간 대형 병원 ‘한산’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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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5000여 명 상경 투쟁
부산의료원 등 외래진료 축소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산별 총파업 대회에서 인력·공공의료 확충,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해결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산별 총파업 대회에서 인력·공공의료 확충,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해결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의료노조가 19년 만에 총파업에 들어가 부산 의료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파업 첫날인 13일 다행히 큰 혼선은 빚어지지 않았다.

전국보건의료노조는 13일 오전 7시를 기점으로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에는 부산의 12개 지부 17개 사업장이 참여했다. 이날 열린 상경 투쟁에는 전국보건의료노조 부산본부 조합원 5000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국적으로는 127개 지부 145개 사업장이 참여했으며, 주최측 추산 2만 여 명이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 결집했다.

부산시에 따르면, 이번 파업으로 인해 부산대병원과 부산의료원 외에는 큰 차질이 빚어지지 않았다. 파업과 관련한 특별한 민원도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파업으로 부산대병원은 파업 전날인 12일까지 입원환자를 퇴원·전원 조치하고, 신규 입원환자를 받지 않는 등의 조치를 실시했다. 부산대병원에서 퇴원한 환자는 대부분 부산 곳곳의 종합병원이나 요양병원 등으로 분산된 것으로 파악된다.

부산의료원의 경우 외래진료가 일부 축소됐다. 입원환자에 대한 퇴원·전원 계획은 없으나, 외래진료는 27개 진료과목 중 7개과(내과·외과·정형외과·비뇨의학과·소아청소년과·가정의학과·이비인후과)만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도 고신대복음병원, 부산성모병원,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부산보훈병원 등의 병원에서는 진료 공백이 크게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시는 파악하고 있다. 노조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하긴 하지만 휴일 근무인 사람들만 참여하거나, 참가 인원이 많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병원은 파업 첫날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만난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파업 앞두고 환자들 퇴원시키느라 전날까지 정신없이 바빴다. 일부 환자와 보호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는데, 막상 파업에 돌입한 오늘은 오히려 병원이 조용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에서는 인력과 공공의료 확충을 요구하는 보건의료노조 총파업대회가 열렸다. 이들은 △비싼 간병비 해결을 위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환자 안전을 위한 간호사 대 환자 비율 1:5 제도화와 적정인력 기준 마련 △무면허 불법의료 근절을 위한 의사인력 확충 △필수의료서비스를 책임지는 공공의료 확충 등 7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보건의료노조의 이번 총파업은 지난 2004년 의료민영화 저지 이후 19년 만이다. 노조는 파업 2일차인 14일에는 부산·서울·세종·광주에서 총파업대회를 연다. 이들은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는다면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뜻을 밝힌 바 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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