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리포트] 외신 “음식물 쓰레기 90% 이상 재활용 한국 시스템 주목”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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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재활용 과정 밀착 취재
“뉴욕도 한국 시스템 수년간 주목”
탄소 배출 줄이는 데 효과적
국가 정책 안착 과정 상세히 조명

주요 외신이 한국의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시스템에 주목하고 있다. 시민들이 아파트 단지 내 음식물 쓰레기 수거함을 이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외신이 한국의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시스템에 주목하고 있다. 시민들이 아파트 단지 내 음식물 쓰레기 수거함을 이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외신은 한국의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시스템을 눈여겨 보고 있다. 한국은 음식물 쓰레기의 90% 이상을 동물 사료, 비료, 그리고 가정 난방을 위한 연료로 재활용해 자원 낭비를 줄이고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고 보도한다. 외신들은 미국 뉴욕 등 수년간 한국의 시스템에 관심을 갖는 주요 도시를 소개하면서 한국의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시스템과 그 정책화 과정을 자세히 소개했다.

■음식물 쓰레기 전쟁 뉴욕, 한국 관심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에서는 음식물 쓰레기 90%를 재활용하는 데 성공해 매립이나 소각에 따른 부작용을 줄였다는 점을 부각하며 미국 뉴욕이 한국식 시스템을 수년간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최근 ‘한국은 어떻게 음식물 쓰레기를 재활용하는가’라는 기사에서 “뉴욕은 최근 음식물 쓰레기 분리수거를 의무화하는 ‘제로 웨이스트’ 법안을 가결했는데, 한국은 거의 20년 전부터 음식물 쓰레기 매립을 금지해왔다”며 “한국 시스템은 세계 각국의 연구 대상이었으며 중국과 덴마크 당국자는 한국을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뉴욕 위생 당국은 이번 분리수거 법안을 마련하면서 수년간 한국 시스템을 주시해왔다고 밝혔다.

NYT 취재진은 수일에 걸쳐 서울을 포함한 주요 지역의 음식물 쓰레기 시설을 찾아가 “식탁부터 시설까지 음식물 쓰레기가 변환되는 과정”을 살펴봤다.취재진은 서울 명동 음식점, 아파트 가정집 등에서 각각 어떻게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는지 소개하고 경기 고양시에 있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설도 찾아갔다. NYT는 이 같은 여정을 거친 끝에 한국은 음식물 쓰레기 중 매립 또는 소각되지 않는 비율을 거의 90%까지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NYT는 “한국에서는 2005년부터 음식물 쓰레기 매립을 불법으로 했고, 지역 당국은 수백 개 처리 시설을 지었다. 대부분이 동물 사료, 비료, 가정 난방용 연료로 전환된다”고 설명했다.

■“온실가스 줄이는 데 효과적”

NYT와 미 일간 시애틀타임스는 한국의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시스템이 기후 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NYT는 “뉴욕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중 20%는 매립지에 묻힌 음식물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세계에서는 매년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 14억t 중 대부분이 매립지에서 썩으면서 물과 토양을 오염시키고 온실가스 중 하나인 메탄을 방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탄소 줄이기 연구 단체인 ‘프로젝트 드로다운’의 폴 웨스트 선임 과학자는 “한국의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사례는 배출가스를 더 큰 규모로 줄이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또 시애틀타임스는 최근 ‘한국이 음식 찌꺼기를 잘 사용하는 방법’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음식물 쓰레기는 메탄뿐만 아니라 그것의 생산과 운송에 들어간 에너지와 자원 또한 낭비되었기 때문에 기후 변화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라며 “많은 도시들이 음식물 쓰례기 재활용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처럼 국가적인 규모로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따라서 서방 주요 도시들은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법으로 한국의 시스템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정책 형성 과정 자세히 설명

주요 외신은 한국의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시스템이 국가 정책으로 자리잡는 과정도 상세히 보도했다.

영국의 유력 매체인 가디언은 “한국은 음식물 쓰레기가 거의 없다. 미국이 배울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한 서울 시민의 사례를 통해 정책 과정을 설명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한 서울 시민은 “1970년대 한국은 가난해서 실제로 낭비되는 음식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도시화가 심화되면서 상황이 바뀌었고, 새로운 규모의 쓰레기를 가져왔다. 1990년대 후반부터 쓰레기 매립지가 한계에 가까워지자, 한국은 쓰레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005년에 유기 폐기물을 매립지에 묻는 것을, 2013년에는 고체 음식물 쓰레기에서 짜낸 부패한 액체인 침출수를 바다에 버리는 것을 각각 금지했다. 한국인들 모두 음식물을 일반 쓰레기로부터 분리해야했다. 가디언은 사용 편의성과 접근성을 한국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 시스템의 성공 요인으로 분석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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