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신사선 '이순신의바다'를 항해하다

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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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도 행사 참여 위해 26일 부산으로 출발
평속 9노트 1박2일 항해해 용호 별빛부두로

부산으로 향하는 조선통신사선이 진도앞바다를 항해하고 있다. 왼편으로 목포에서 제주로 가는 퀸메리호가 지나가고 있다. 부산으로 향하는 조선통신사선이 진도앞바다를 항해하고 있다. 왼편으로 목포에서 제주로 가는 퀸메리호가 지나가고 있다.

대마도로 향할 조선통신사선이 26일 오전 6시 목포를 출발해 부산으로 항해를 시작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서 관리하고 있는 조선통신사선은 대마도에서 8월 4일부터 열리는 2023년 조선통신사 문화교류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우선 부산으로 향했다. 꼬박 이틀간 남해를 항해한다.

출항에 앞서 선장과 선원들이 안전 항해를 다짐하며 손을 불끈 쥐었다. 출항에 앞서 선장과 선원들이 안전 항해를 다짐하며 손을 불끈 쥐었다.

2023년 쓰시마이즈하라항축제에 참여하는 조선통신사선은 서경호 선장과 선원,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홍순재 학예사 등 모두 6명이 이날 새벽 목포 남항을 출항했다. <부산일보> 취재진은 준비 중인 ‘부산의 옛 뱃길’ 탐사 시리즈와 관련해 이번 항해가 우리나라 남해안 옛 뱃길을 고증할 매우 중요한 항해라고 판단해 사전에 허락을 구해 동승했다.

목포남항에서 출항을 앞두고 대기하는 조선통신사선. 목포남항에서 출항을 앞두고 대기하는 조선통신사선.

조선통신사선의 목포~부산 항해는 임진왜란 당시 우리나라 남해를 누볐던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 항로와 대체로 일치한다. 목포항 초입에 있는 고하도는 이순신 장군이 13척의 판옥선으로 일본과 싸워 압도적인 승전고를 울린 명랑대첩 승리 후 106일 동안 머물면서 전열을 가다듬은 곳이다.

최근 남해를 '이순신해'와 병행해 부르자는 운동도 전개되고 있어 이번 항해는 여러 모로 주목할 만한 항해다.

이날 조선통신사선은 목포 고하도를 좌현에 두고 목포항 수로를 천천히 빠져나와 해남 매봉산과 달리도 사이 좁은 해협은 통과해 드디어 다도해가 풍성한 남해 바다로 나아갔다.

조선통신사선은 이어 해남 전라우수영 터와 진도 명량수로를 왼편에 둔 채 진도의 외곽을 크게 돌아 부산으로 거침없는 항해를 이어갔다.

조선통신사선 현판. 고증을 통해 만든 배다. 조선통신사선 현판. 고증을 통해 만든 배다.

서 선장은 "울돌목(명량수로)을 통과하면 부산까지 가는 뱃길이 3시간 정도 단축되지만, 이곳은 물길이 험하고 진도대교가 있어 조선통신사선은 통행할 수 없다"며 아쉬워 했다. 진도대교의 해상 높이가 16m 정도인데 황포 돛대가 설치된 조선통신사선은 높이가 21m여서 통행이 안 된다는 것.

먼바다로 나온 조선통신사선은 이후 완도 앞바다를 통과해 우주항공의 요람인 외나로도에서 1박 한 뒤 다음 날 부산까지 항해를 이어갈 예정이다.


부산에 무척 가고 싶은 청개구리 한 마리도 무단 승선했다. 이 큰 배에 어떻게 올랐는지는 알 수 없다. 부산에 무척 가고 싶은 청개구리 한 마리도 무단 승선했다. 이 큰 배에 어떻게 올랐는지는 알 수 없다.

평속 9노트(시속 약 16km)로 항해 중인 조선통신사선은 바다 기상 상황이 허락한다면 첫날 12시간, 둘째날인 27일은 11시간 정도 항해해 부산 남구 용호동 별빛부두에 도착할 예정이다.

홍순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사는 "2018년 건조한 조선통신사선은 고증을 거쳐 우리 소나무로 만든 배"라며 "70~150년 자란 우리 소나무 900여 그루로 짓고 530마력의 현대식 엔진을 갖춘 149t급 목선"이라고 말했다.

<부산일보>는 이번 조선통신사선의 '이순신의 바다' 항해 장면과 다도해의 황홀한 절경을 제대로 담아 추후 다큐멘터리와 기사로 독자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아름다운 남해 이순신의 바다다. 아름다운 남해 이순신의 바다다.

조선통신사선은 26일 오후 12시 40분 현재 전남 진도군 의신면 갈매기섬(갈명도) 바다를 지나고 있다.


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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