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면역에도 칼부림 살인 예고…'흉기 난동' 모방범죄 우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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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백화점에서 최 모(23)씨가 저지른 무차별 흉기 난동과 차량 돌진 범행으로 14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비슷한 범행을 저지르겠다는 예고성 글이 인터넷에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4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서현역 AK플라자 사건이 알려진 직후 "8월 4일 금요일 오후 6시에서 오후 10시 사이에 오리역 부근에서 칼부림하겠다. 더 이상 살고 싶은 마음도 없고 최대한 많은 사람을 죽이고 경찰도 죽이겠다. 나를 죽이기 전까지 최대한 많이 죽이겠다"는 내용의 글이 텔레그램에 올라왔다. 수인분당선 오리역을 범행 장소로 삼은 이유로 "전 여자친구가 그 근처에 살기 때문이다. 너가 아는 사람이 죽었으면 좋겠어"라고 적었다.


해당 글은 분당지역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널리 퍼졌고 경찰에도 신고가 접수됐다.두 번째 글은 3일 오후 7시 9분께 게시됐다. 게시자는 흉기 사진을 첨부한 뒤 "서현역 금요일 한남들 20명 찌르러 간다"고 적었다. 경기남부경찰청 112 종합상황실에는 이날 오후 6시 42분 첫 신고가 접수된 뒤 관련 신고가 다수 들어왔다. 경찰은 오리역과 서현역 일대에 기동대 및 순찰차와 형사기동대 차량을 배치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오리역 칼부림 예고글. 연합뉴스 오리역 칼부림 예고글. 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또 4일 오전 1시께에는 디시인사이드 모 갤러리에 "XX 내일 서면역 5시 흉기들고 다 쑤시러간다"는 제목에 "XX치네 한녀들 XX진짜 다 XX내서 죽여줄게 XX들아 ㅋㅋㅋ"라고 적은 게시글이 올라왔다가 삭제되는 일도 있었다. 이후 해당 게시글과 관련해 온라인 커뮤니티와 일부 부산 지역 맘카페에도 번화가 외출 시 주의를 당부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이외에도 서울 잠실역, 강남역, 한티역, 논현동 등을 언급한 모방범죄 예고글이 디시인사이드 등을 중심으로 올라오고 있다.


한편,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른바 '묻지마 범죄'에 대한 국민 불안이 극도로 높은 가운데 유사한 사건이 연달아 발생해 매우 엄중하고 위급한 상황"이라며 "그 누구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테러행위'와 같다"고 말했다. 윤 청장은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모방범죄가 우려되는 상황이며 국민들은 길거리에 나오는 것 자체에 공포감을 가질 정도"라면서 "모두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선택한 만큼 다중밀집 장소를 중심으로 가시적인 경찰 활동을 강화해달라"고 당부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경기 성남시 서현역 인근에서 발생한 흉기난동 사건과 관련해 전국 시·도경찰청장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희근 경찰청장이 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경기 성남시 서현역 인근에서 발생한 흉기난동 사건과 관련해 전국 시·도경찰청장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은 112 순찰차와 기동대 인력을 다중밀집 장소에 투입하고 주민들로 구성된 자율방범대와 야간 합동순찰을 하기로 했다. CCTV 관제센터 모니터링도 강화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른바 '살인예고' 협박 등 '묻지마' 범죄와 관련됐거나 유사한 사건에도 사이버·강력 등 기능을 막론하고 수사력을 모아 엄정하게 처벌하기로 했다. 윤 청장은 "흉악범죄로 국민의 평온한 일상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시·도경찰청장은 비상 상황임을 인지하고 역량을 집중해 더 이상 유사한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경찰은 서울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이후 비슷한 범행을 예고한 온라인 게시글 10건과 관련해서도 시민을 상대로 한 협박 범죄로 보고 전담팀을 구성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 전담대응팀을 꾸려 인터넷 주소(IP) 추적 등 수사역량을 투입해 '신림역 살인예고' 게시자들을 끝까지 추적해 피의자를 신속히 특정할 계획이다. 경찰은 피의자를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하는 등 가능한 조치와 규정을 최대한 적용해 엄벌하기로 했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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