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숨진 서이초 교사 학생 생활지도 어려움 겪어”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교육부·서울시교육청 합동 조사
‘연필 사건’ 이후 학부모 연락에 불안감 호소
조사단 “학부모 민원 스트레스 추정”
교원단체 “새로운 사실 없는 조사” 반발

지난 달 25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 담임교사 A씨를 추모하는 메모가 벽에 붙어있다. 연합뉴스 지난 달 25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 담임교사 A씨를 추모하는 메모가 벽에 붙어있다. 연합뉴스

지난 달 서울 서초구 서이초에서 숨진 채 발견된 신규 교사가 학기 초부터 학급 내 문제 행동을 하는 학생의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겪은 점이 교육 당국의 합동 조사에서 드러났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4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숨진 A 교사가 숨진 채 발견되기 엿새 전인 7월 12일 오전 수업 중 B학생이 C학생의 가방을 연필로 찌르자 C학생이 그만하라며 연필을 빼앗으려다 자신의 이마를 그어 상처가 생긴 ‘연필 사건’이 있었다는 점을 동료 교원 진술로 확인했다. 또한 조사에서는 이 사건 당일 학부모가 여러 번 A 교사에게 휴대전화로 전화했고, A 교사는 자신이 알려주지 않은 휴대전화 번호를 학부모가 알게 된 사실에 대해 불안하다는 말을 동료 교원에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합동조사단은 다만, 학부모가 고인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게 된 경위나 폭언을 했는지 여부 등은 경찰 수사를 통해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추가 확인이 필요해 보이지만 ‘부재중 전화가 엄청 걸려왔다’, ‘통화에서 학부모가 엄청 화를 냈다’, ‘개인 휴대전화 번호는 어떻게 알았는지 불안하다’는 동료 증언 등을 보면 학부모 민원에 대해 굉장한 스트레스가 있었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합동조사단은 또한 고인이 학기 초부터 다른 문제 행동 학생들의 생활 지도에 어려움을 겪었고, 학기 말 업무량이 많았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학급 내 정치인 가족이 있다’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서는 유명 정치인의 이름을 학교가 관리하는 기록(학부모 이름 등)과 대조한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대해 교원단체는 강하게 반발했다. 서울교사노동조합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여러 경로로 이미 보도된 내용 이외에 새로운 사실이 하나도 없고, 경찰 수사에 전가하는 결론”이라고 지적했다.

서울교사노조는 “교육청 측은 사전에 유가족에게 발표 내용을 설명했다고 하는데 유가족 측은 납득할 수 없다면서 국회의원 자료보다 허술한 자료라고 호소했다고 한다”며 “고인의 학교생활에 대한 어려움을 보다 정확하게 조사해달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 조사와 별도로 합동조사단은 서이초 교원 65명을 대상(41명 응답)으로 지난달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0%가 월 1회 이상 학부모 민원과 항의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월 7회 이상 경험했다는 응답자도 6명이었다. 응답자의 49%는 교권침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교사들은 또한 정서불안이나 품행장애 등 부적응 학생 지도를 위한 지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했고, 과밀학급 문제와 학부모의 지나친 간섭·막말에 대응하기가 어렵다고 응답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