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언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이달 말 유력”
요미우리 등 일 현지 매체, 구체적 방류 시점 첫 보도
오는 18일 한미일 정상회담 이후 결정될 예정
준비작업과 후쿠시마 저인망 어업 일정 등 고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이달 말 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오염수 방류의 구체적 시점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일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달 말 오염수 방류를 개시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다. 일본 언론이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오염수 방류 시작 시점을 구체적으로 보도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일본 언론은 한미일 정상회담,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이뤄지는 저인망 어업 등을 고려해 오염수 방류의 구체적 시점을 전망했다.
일본 정부는 오는 18일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되는 한미일 정상회의 이전에는 방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에 방류 개시 시점을 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아사히는 “한국에서는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일정한 이해를 보이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비판이 있다”며 “일본은 한미일 정상회의 전에 방류 시점을 결정하면 회의에서 방류에 대한 윤 대통령의 대응이 초점이 되고 내년 총선을 앞둔 윤석열 정권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한미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각각 개별 회담을 열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오염수 방류 계획에 안전성이 확보됐다는 점을 거듭 설명해 명분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기시다 총리가 한미일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는 오는 20일 이후가 방류 개시 시점으로 예상된다. 일본 언론은 기시다 총리가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귀국한 직후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 등이 참석하는 관계 각료 회의를 열어 최종 방류 시점을 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준비 작업이나 공지 등에 1주일 이상 기간이 소요되고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저인망 어업이 시작되는 내달 1일 이전에 방류를 개시해야할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종합하면 최종 방류 시점은 이르면 오는 27~31일 사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도쿄전력이 원전 주변 해수의 방사성 물질 농도 측정을 위해 비바람이 강한 악천후를 피해 방류를 시작할 방침이어서 예비 기간을 설정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올여름에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하겠다고 예고했고, 최근에도 이 방침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일일 브리핑에서 “방류 여부와 시기는 기본적으로는 당연히 해당 국가(일본)에서 결정할 사안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차장은 “다만 주변국 우려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일본 측의 결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