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난동범’ 최원종 신상 공개… ‘살인 예고 글’ 작성자 57%가 10대
공개심의위 “범행 잔인·피해 중대”
최가 올린 ‘사시미 칼 글’ 확인 중
‘사직구장서 칼부림’ 게시 글 등
경찰, 187건 59명 검거 3명 구속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분당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22·구속)의 신상이 공개됐다. 또 정부의 강력 처벌 방침에도 불구하고 살인 예고 글과 공항 테러 예고 글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7일 오후 외부 자문위원과 경찰 내부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최원종의 얼굴, 이름, 나이 등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최원종은 머그샷 촬영을 거부했지만, 위원회는 신상공개 결정에 따라 수사과정에서 취득한 별도의 최원종의 얼굴 사진을 공개했다. 위원회는 “범행의 잔인성,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된다”며 “국민 불안, 유사 범행에 대한 예방 효과 등을 고려할 때 공개 시 공공의 이익이 크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최원종은 지난 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 AK플라자 앞에서 보행자들을 향해 차량을 돌진하고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경찰 조사 결과, 최원종은 2020년 ‘조현성 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진단이 내려졌지만, 최근 3년간 치료를 받지 않았다. 경찰은 포렌식을 통해 최원종의 휴대전화에서 ‘신림동 살인’ ‘사시미 칼’ ‘방검복’ 등의 키워드를 발견했다. 또 지난달 2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최원종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밖에 나갈 때 30cm 사시미 칼 들고 다니는 2세살 고졸 배달원”이라는 글에 대해서도 확인 중이다.
정부의 강력 처벌 방침에도 분당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살인 예고’ 글은 계속 온라인에 올라오고 있다.
부산 동래경찰서는 10대 A 군을 협박죄로 검거해 조사 중이라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군은 지난 5일 오후 9시께 한 인터넷 사이트 오픈톡에서 “내일 오후 5시에 사직구장서 칼부림합니다”라는 내용의 게시 글을 올렸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지난 6일 오후 3시께 경기도 화성시의 한 주택에서 고등학생 A 군을 검거했다. 경찰 조사에서 A 군은 “롯데 자이언츠 야구팀이 경기에서 지고 있어 홧김에 적었다”고 진술했다.
공항 테러 글도 올라왔다. 지난 6일 오후 9시 21분과 7일 0시 18분 인터넷 커뮤니티에 김해공항에서 폭탄 테러와 흉기 난동을 하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다행히 공항 수색에선 별다른 특이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경찰은 게시 글 작성자를 추적하고 있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서면·해운대 재송동·사직구장·김해 공항 등 부산에서 살인을 하겠다는 글이 모두 7건 올라왔으며, 지금까지 3명이 검거됐다.
울산에서는 초등학생이 자신의 초등학교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는 글을 올렸다가 자수하는 일도 있었다. 울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온라인 게임 채팅방에 칼부림을 예고하는 글을 게재한 A 군을 조사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A 군은 6일 오후 한 온라인 게임 채팅방에 ‘네일(내일) 울산 ○○초등학교에서 칼부림 예정’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후 경찰 수사가 시작됐고, 7일 낮 12시 14분 A 군 아버지가 “아들이 문제가 된 글을 올린 것 같다”고 자진 신고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21일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 이후 7일 오전까지 살인 예고 글 187건을 확인해 59명을 검거했고, 이 중 3명을 구속했다. 검거된 피의자 중 57.6%인 34명이 10대 청소년이었으며,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도 포함돼 있었다.
손혜림·권승혁·탁경륜 기자 hyerimsn@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