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돌아오는 큰손 ‘유커’ 잡아라”
중 정부 78개국 단체 여행 허용
부산시·관광업계 프로모션 다채
‘비짓패스’ 최대 20% 할인 추진
상하이 등 ‘세일즈콜’ 단독 진행
국경절 연휴 손님 급증 기대감
부산 관광업계가 중국 정부의 해외 단체여행 허용으로 돌아올 ‘유커(중국인 단체여행객)’를 잡기 위해 분주하다.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지난 4월 올해 최대치를 기록한 후 다소 주춤한 상황에서 중국 단체 관광객 유입이 이를 다시 반등시킬 것으로 관광업계는 기대한다.
부산시는 14일 “다음 주부터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과 연계해 부산관광패스(비짓부산패스)를 최대 20%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최대 메신저 ‘위챗’과 연계한 항공권, 호텔 할인도 진행한다. 시는 또 외국 여행사와 수도권 여행사에 격려금(인센티브) 7억 원을 제공한다. 시는 해당 프로모션을 통해 올해 최소 2만 5000명 이상의 유커를 유치할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을 알리는 활동도 펼친다. 시는 다음 달 한국관광공사의 중국 상하이 ‘K관광로드쇼’와 베이징·상하이 트래블마트에 참가해 현지 여행사를 대상으로 세일즈콜을 단독 진행한다. 오는 10월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제3회 부산국제트래블마트에 중국 여행사 등 관광업계 15개사를 초청한다. 씨트립에는 부산랜딩 페이지를 만들어 내년 7월까지 부산 관광 상품 판매와 홍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최근 씨트립의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통해 부산 관광 상품 70종을 판매해 2만 3000건, 75억 원의 매출을 올린 바 있다. 당시 실시간 접속자가 960만 명에 달했다.
시는 지난 4월부터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도시에서 온오프라인 부산 관광 홍보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상하이 와이탄펑징에 만든 부산 테마 거리에는 13만 1000여 명이 몰렸다. 이어 지난 6월 후베이성, 저장성 등 중국 4개 지역 방송사를 초청해 부산 특집 여행 방송을 제작해 지난달 방영했다.
코로나 19 팬데믹 종식 이후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는 최근 주춤하다. 부산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은 16만 3265명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그러나 5월에는 15만 3241명, 6월에는 15만 7270명에 그쳤다. ‘관광 큰손’인 유커가 돌아오면 외국인 관광객 수는 다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부산을 방문한 국가별 관광객을 보면 중국인은 36만 4744명에 달했다. 일본인에 이어 2위로 전체 방문객의 13.6%를 차지했다.
유커는 하늘길뿐 아니라 바닷길로도 부산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올해 부산항을 찾는 크루즈선은 106항차로 코로나 전 수준을 회복했지만, 중국발 크루즈선의 부산 기항은 아직 없는 상태다. 현재 중국발 크루즈는 제주도로 몰린다. 지난 13일 기준 중국발 크루즈 53척이 제주항과 강정항에 기항을 신청했다. 내년 3월까지 8개월가량 신청이 마감된 상태다. 대부분 중국에서 출발해 제주도를 방문한 후 일본으로 향한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유커들이 돌아오는 것은 시간 문제다.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 연휴’(9월 29일∼10월 6일)를 기점으로 점점 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관광지 주민과 상인 사이에선 유커로 인한 소음, 쓰레기 투기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정부는 앞서 지난 10일 중국인의 한국과 일본 등 세계 78개국 단체여행을 허용했다. 2017년 3월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의 하나로 여행사를 통한 한국 관광을 사실상 금지한 지 6년여 만이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