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교육청, 제2금고 분리할까
7조 원 대 자금 관리 효율화 검토
최근 세수 증대 등으로 운영 자금이 대폭 늘어난 부산시교육청이 ‘제2금고’ 운영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교육청이 관리하는 자원 규모가 7조 원에 이르게 되면서 복수 금고를 운영해 이자 수익을 극대화하고 운영의 효율을 올리겠다는 취지다.
27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초부터 시교육청은 제2금고 운영을 내부적으로 검토해왔다. 4년마다 계약을 갱신하는 시교육청 금고는 금고 운영 이후 부산은행이 운영을 독점하고 있다. 시교육청 금고는 교육재정기금과 매년 책정되는 시교육청 예산을 운영, 관리한다. 교육재정기금은 올해 1조 6000억 원이 적립돼 있고 올해 시교육청 예산은 5조 7512억 원이다. 금고 운영 규모는 7조 3000억 원에 육박한다.
시교육청은 교육재정기금 4개 기금(통합교육재정안정화기금, 교육시설환경개선기금, 남북교육교류협력기금, 교육정보화기금)을 23개 계좌에 나눠 6개월, 1년 단위로 예금 상품을 신규 가입 또는 갱신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 2월 기준 평균 이자율은 3.77%다.
시교육청이 2금고 운영을 검토하고 나선 가장 큰 이유는 교육 재정의 증가다. 2020년 부산은행과 금고 운영 계약을 할 당시 교육재정기금 누적액은 3900억 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교육재정기금 1조 1685억 원이 들어오면서 기금 규모는 2년 만에 ‘1조 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정부가 코로나19 극복 등의 이유로 두 차례 추경을 편성했고 이에 교육재정기금 규모도 대폭 확대됐다. 현행법상 내국세의 20.79%를 무조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떼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예정된 적립 기금까지 합치면 시교육청의 교육재정기금은 2조 1263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3900억 원에서 3년 만에 5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시교육청은 교육재정기금과 연도별 예산을 나눠 관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자 수익을 늘리고 분리를 통해 운영의 효율을 극대화 하겠다는 취지다. 시교육청이 2금고 운영에 나서게 되면 ‘7조 고객’ 유치를 위해 복수의 은행이 입찰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부산 지역에서는 부산시에 이어 금고 규모 2위인데다, 교육재정기금이라는 안정적 재원도 은행 입장에서는 큰 장점이다. 2020년 금고 입찰에는 부산은행이 단독 입찰했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중 2개의 금고를 운영하는 기관은 현재까지는 없다. 최근 금고 계약이 만료된 일부 교육청에서 2금고를 검토했지만 향후 학령인구 감소, 지방교육재정기금 적립 방식 개편 여론에 따른 기금 감소 우려 등으로 2금고 추진은 무산됐다.
시교육청이 2금고를 개설하기 위해서는 조례 개정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2020년 제정된 ‘부산시교육청 금고 지정 및 운영 조례’에 따르면 교육청 금고의 수는 2개를 초과할 수 없다. 내년 12월 금고 계약이 만료되는 만큼 시교육청은 내년 초부터 조례 개정 등의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조례는 2금고를 운영 중인 부산시 금고 운영 조례를 기준으로 개정될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내년 12월이 금고 계약 만료이고 지역 교육청 단위에서 2금고 운영 전례가 없는 만큼 2금고 운영의 유불리 등을 면밀히 따져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