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플스토리] 시한폭탄 같은 슬개골 탈구, 평상시 관심 중요
부산정관아산동물의료센터와 알아보는 반려견 슬개골 탈구
소형견 90%가 경험할 정도 흔해
미끄러운 환경 노출·충격 등 원인
슬개골이 무릎 안·바깥쪽으로 빠져
2기 후반~4기 수술적 치료 필요
수술 잘하면 평생 재발 거의 없어
탈구 발생 때 산책 줄이는 게 좋아
빌라와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많은 한국은 소형견을 키우는 비율이 높다. 소형견을 키우는 반려인이라면 ‘슬개골 탈구’를 한 번쯤은 들어 봤을 것이다.
슬개골 탈구는 우리나라 소형견의 90%가 경험할 정도로 아주 흔한 질환이다. 익숙한 질환인 만큼 여러 정보들이 떠돌아다닌다. 그중 보호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들을 반려견 슬개골 탈구 전문 병원 부산정관아산동물의료센터 한상진 원장과 정리해 봤다.
■슬개골 탈구 자가 진단법
슬개골 탈구란 무릎 가운데 얹혀 있는 조약돌 모양의 슬개골이라는 뼈가 무릎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빠지는 질환이다. 소형견에게 주로 발병하는 질환으로 선천적으로 무릎이 약한 견종이 미끄러운 환경에 많이 노출되거나 충격을 받아 발생한다. 몰티즈, 푸들, 포메라니안 등의 견종에게서 잦다.
진행성 질환인 슬개골 탈구는 1~4기 단계로 나뉜다. 1기에서 2기 초반까지는 집안 환경 관리, 마사지, 체중조절과 재활을 통한 유지 관리나 내과 치료로 어느 정도 개선이 가능하다. 2기 후반부터 4기까지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보호자들은 산책 중 한쪽 다리를 절거나 쩔뚝거리면 슬개골 탈구를 의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멀쩡하게 걸어 다니기도 한다. 그러니 보호자들은 일시적인 현상인지 당장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질환인지 헷갈리기 일쑤다.
그럴 때 유용한 자가 진단법이 있다. 일단 두 사람이 필요하다. 반려견을 똑바로 세워 둔 채 한 사람이 반려견의 앞다리를 잡고 다 사람이 뒷다리를 무릎이 굽혀지는 곳에 그립을 쥐는 것처럼 잡는다. 이때 만약 반려견이 긴장한 상태라면 힘을 주고 있어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근육의 긴장을 풀기 위해 다리를 접었다 폈다를 5번 정도 반복해 준다. 그리고 다시 다리를 편 상태에서 그립을 잡으면 보통 검지에 있는 위치가 슬개골이다. 힘을 준 상태에서 슬개골이 빠진다면 1~2기, 힘을 주지 않았는데도 슬개골이 탈구된 상태라면 3기 이상 진행된 상태다. 이런 경우라면 동물병원을 찾아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슬개골 탈구 궁금증의 모든 것
슬개골 탈구로 병원을 찾은 보호자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을 중심으로 한상진 원장과 함께 알아봤다.
-슬개골 탈구 수술은 안 해도 괜찮다?
“슬개골 탈구에 대해 가장 많이 오해하는 것이 이 질문인데 그 이유는 반려견이 실제로 통증과 불편함이 있어도 잘 걷는 것처럼 보이고, 통증 반응이 없어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리를 구부린 자세를 취하며 걷다가 어느 순간 다리를 절뚝거리거나 아파한다면 관절염이 심해졌거나 십자인대가 파열됐을 가능성이 높다. 슬개골 탈구는 정확한 수술만 한다면 평생 재발이나 후유증이 거의 없고, 예후도 좋은 편이기에 시기에 맞는 알맞은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슬개골 탈구는 수술 후에도 재발한다?
“보호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이 이것이다. 일반적인 슬개골 탈구 3기는 정확한 수술을 하면 재발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3기까지는 대퇴골과 경골이 수평을 잘 유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4기는 변수나 경우의 수가 너무 많다. 4기라도 내측 연골 주변의 광근들을 둔성 분리해 활차구 고랑 사이에 환납되고 대퇴골과 경골이 수평이 유지되는 상황이면 재발 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근위축이 너무 심하거나 경골 로테이션이 심해 굳어버렸다면 재발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수술 후 너무 심한 비만이나 전력 질주와 같이 무릎에 심한 자극을 주는 것 역시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슬개골 탈구 시 산책하면 위험하다?
“맞다. 슬개골 탈구가 있는 상황에서 산책을 하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슬개골 탈구가 있는 경우 체중의 부하를 무릎인대가 온전하게 받는 게 아니라 십자인대 및 측부 인대에 부하가 걸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산책 중 다리를 굽혔다 펴는 행동을 반복하면 탈구로 인한 내측 연골 주위에 염증을 가속화 시킬 수 있어 탈구가 있는 상황에서는 운동이나 산책을 줄이는 게 좋다.”
한 원장은 “반려견은 아파도 아픈 티를 내지 않기에 증상을 보인 후 병원을 방문하면 십자인대까지 파열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을 갖고 키우는 것보다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는다면 더 건강하게 키울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는 것을 추천 드린다”고 설명했다.
도움말=부산정관아산동물의료센터 한상진 원장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 , 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