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껑충 뛴 물가… 8월 부산 소비자물가 3.4%↑
날씨 탓 과일 값 인상이 주도
4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
지난달 부산의 소비자물가는 폭염·폭우 등의 영향으로 과일 값이 큰 폭으로 오르는 바람에 4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석유류도 작년 높은 물가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져 전달보다 상승 폭을 키우는 주된 원인이 됐다. 정부는 이달까지 국제유가·이상기후 등으로 물가의 불확실성이 계속되겠지만 다음 달 이후 다시 안정적인 흐름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계청과 동남지방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23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부산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11.91(2020년 100)로 1년 전보다 3.4% 상승했다. 지난 5월 3.4%를 기록한 뒤 2%대로 안정되다가 다시 큰 폭으로 뛰었다. 물가상승률은 전달(2.6%)과 비교해 0.8%포인트(P) 껑충 뛰었다.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 영향으로 1년 전보다 농산물 가격이 3.5%, 수산물 가격이 6.5%나 올랐다. 석유류 가격은 10.9% 하락했으나 전기·가스·수도비가 19.5%, 서비스비가 3.0% 올라 전체 지수를 끌어올렸다.
구매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농산물 값의 상승 영향으로 1년 전보다 3.5% 올랐다. 55개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도 전년 동월보다 4.6%나 상승했다. 주요 품목 중에서는 고등어(17.2%) 복숭아(34.0%), 시금치(38.5%) 고구마(35.0%), 아이스크림(30.0%) 등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전기료(25.0%) 도시가스료(20.5%) 등의 상승 폭도 컸다. 반면 경유(-17.2%) 휘발유(-4.8%) 가격은 내림세였고 국산쇠고기(-7.9%), 배추(-20.7%) 가격도 하락했다.
전국적으로도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2.33으로 1년 전보다 3.4% 상승했다. 지난 4월 3.7%를 기록한 뒤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다. 물가상승률은 전달(2.3%)과 비교해 1.1%P 뛰었다. 2000년 9월(1.1%P) 이후 최대 폭이다. 지난 2월부터 둔화한 물가상승률은 7월 2.3%로 2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석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서게 됐다.
이상기후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5.4% 올라 전체 물가를 0.26%P 끌어올렸다. 특히 과실 물가가 1년 전보다 13.1%나 상승했다. 지난해 1월(13.6%)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3.9% 상승하면서 전달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전달과 마찬가지로 3.3% 상승했다.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