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주헌 BNK금융지주 부부장 “은행 고객 위해 배워 둔 심폐소생술, 응급 상황서 큰 도움”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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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 원동면 계곡서 상인 생명 구해
온열·심정지 환자에 침착한 구호 조치
“자동제세동기 사용법 교육 등 강화를”

“저뿐 아니라 누구라도 현장에 있었다면 사람을 살리기 위해 어떤 행동이든 했을 겁니다.”

최근 경남 양산시 원동면의 한 계곡에서 쓰러진 평상 대여 상인 A 씨를 심폐소생술(CPR)로 살린 BNK금융지주 이주헌 부부장은 긴급했던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이같이 전했다. 이 부부장은 이날 가족과 함께 여름 피서를 마치고 짐 정리에 나서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진 A 씨를 발견했다. A 씨는 온열질환으로 심정지가 온 상태였다.

이 부부장은 “그 때를 생각하면 아찔하다”며 “회사 일로 휴대폰을 통해 잠시 문자를 작성 중이었는데, 5분 일찍 그 자리를 떠났더라면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곡에는 예닐곱 그룹의 손님과 A 씨의 막내아들 친구들도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지만 사고가 발생한 곳과는 다소 떨어져 있었다.

이 부부장은 긴급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대응했다. 그는 “A 씨는 몸이 굳은 상태에서 격렬히 떨고 있었으며 눈자위가 돌아가는 상태로 보아 온열질환이나 탈수 증세로 쓰러졌을 가능성이 높아보였다”면서 “심폐소생술을 우선 하기로 결심하고 계곡 아래 있는 A 씨 아들과 친구들을 부르라고 아내에게 이야기했다”고 했다.

이후 그는 기도가 막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즉각 A 씨의 입을 벌리고 혀를 빼낸 뒤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5분이 지나자 호흡은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했고 이때 현장에 달려온 A 씨 아들 친구가 이 부부장에 이어 심폐소생술을 이어서 진행했다. 또 다른 친구는 영상통화로 119와 소통을 도왔다.

이 부부장은 심폐소생술과 함께 A 씨의 사지를 주무르거나 손수건으로 몸을 식히는 등의 구호 조치를 추가로 했고 30분 정도가 지나자 그의 의식은 완전히 돌아왔다. 이 부부장은 A 씨가 구급차에 탑승할 때까지 현장을 떠나지 않고 옆자리를 지켰다.

이처럼 이 부부장이 당황하지 않고 응급 조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부산은행 등 BNK그룹 내 계열사에서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긴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상시적으로 교육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그는 “은행 지점 내 객장에서도 고객이 쓰러지는 상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부산은행에서 심폐소생술과 자동제세동기(AED) 사용법 교육을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구호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부장은 “만약 그 교육이 아니었다면 눈앞에 응급환자를 두고 아무 조치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A 씨는 부산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시 상황이 자세하게 기억나지는 않는다”면서도 이 부부장에 대한 감사 인사를 꼭 전하고 싶다는 이야기는 빼놓지 않았다.

이 부부장은 이번 경험을 계기로 심폐소생술 교육 정례화 등 사회 전반의 안전 장치가 강화됐으면 한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응급 상황이 일어나지 않아야겠지만 언제 어디서나 내 가족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술에 대한 교육과 관심이 더욱 강화돼 지역 사회 안전이 보다 강화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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