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압박에도 은행권 이자 장사 계속
7월 시중 평균 예대금리차 0.934%P
직전 달 대비 소폭 상승한 수치 보여
지방은행 2.388%P로 하락한 모습
하지만 여전히 높다는 비판 제기돼
반면 금리인하 요구권 수용률 36%
금융당국이 이자 장사로 손쉽게 이익을 거두는 은행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지만 정작 5대 시중은행의 평균 가계 예대금리차는 한 달 새 확대된 것으로 17일 나타났다. 지방은행의 경우 평균 수치는 줄어들었지만 시중은행에 비해선 여전히 높았으며 일부는 최대 5.76%포인트(P)에 달하기도 했다. 은행이 여전히 이자 장사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시중 평균 예대금리차 0.934%P
17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7월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예대금리차는 평균 0.934%P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달 0.928%P에서 소폭 늘어난 것이다. 5월의 경우 1.028%P였다. 예대금리차는 가계의 대출금리에서 저축성수신금리를 뺀 것이다.
은행별로 보면 지난달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하나은행의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예대차가 확대됐으며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은 축소됐다. 농협은행의 경우 6월 1.19%P에서 7월 1.11%P로 줄었지만 5대 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0.98%P에서 0.91%P로 감소한 반면 국민은행(0.87%P→0.92%P), 우리은행(0.84%P→ 0.90%P), 하나은행(0.76%P→0.83%P) 등은 소폭 늘었다.
이는 가계대출 금리에 비해 저축성수신금리 감소 폭이 더 큰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 기간 이들 5대 은행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4.634%P에서 4.632%P로 0.002%P 떨어진 사이 저축성수신금리는 3.676%P에서 3.668%P로 0.008%P 더 감소했다.
은행별로는 농협은행(가계대출금리 0.05%P↓, 저축성 수신금리0.02%P↑), 신한은행(0.03%P↓, 0.05%P↑)만 가계대출금리가 하락, 저축성 수신금리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고 우리은행의 경우 가계대출금리 감소 폭(0.03%P)을 저축성 수신금리 하락 낙차(0.09%P)를 따라오지 못했다.
오히려 하나은행은 가계대출금리가 4.59%P에서 4.65%P로 오를 때 저축성수신금리는 3.8%P에서 3.79%P로 하락, 국민은행도 가계대출금리가 4.59%P에서 4.63%P로 상승한 반면 저축성수신금리는 3.71%P에서 3.7%P로 떨어졌다.
■줄어도 여전히 높은 지방은행
지방은행의 경우 지난 7월 정책서민금융 제외한 가계예대금리차는 평균 2.388%P로 나타났다. 2.568%P를 기록한 전달(6월)에 비해 소폭 하락된 수치지만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전북은행의 정책서민금융 상품을 제외한 예대금리차가 전월 대비 0.44%P 상승한 5.76%P로 가장 컸다. 가계예대금리차와 전체 예대금리차 또한 각각 6.24%P에서 6.6%P, 4.2%P에서 4.33%P씩 올랐다. 지난 5월 이후 이어진 하락세가 멈추고 상승 전환한 것이다.
다른 지방은행을 살펴보면, 부산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의 예대금리차가 각 부분에서 감소하는 형태를 보였다. 우선 전북은행과 같은 모회사를 두고 있는 광주은행은 이 시기 정책서민금융 상품을 제외한 예대금리차는 3.79%P에서 3.26%P로 감소했으며 가계 예대금리차와 총 예대금리차 또한 각각 4.88%P에서 4.42%P, 3.39%P에서 3.2%P로 하향 곡선을 그렸다.
경남은행 또한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예대금리차는 1.66%P에서 1.45%P, 총 가계예대금리차는 1.66%P에서 1.46%P, 전체 예대금리차는 1.92%P에서 1.69%P로 모두 하락했으며 △대구은행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예대금리차 2%P→1.36%P, 총 가계예대금리차 2.01%P→1.38%P, 전체 예대금리차 2.19%P→1.72%P △제주은행 1.42%P→1.14%P, 1.48%P→1.16%P, 2.03%P→1.82%P 등으로 나타났다.
다만 부산은행은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예대금리차(1.22%P→1.36%P), 총 가계예대금리차(1.23%P→1.37%P)가 상승했으며 총 예대금리차는 1.54%P에서 1.49%P로 떨어졌다.
금융당국의 고통 분담 요청에도 은행권의 예대금리차가 계속 확대되거나 여전히 높은 상황이 계속되면서 가만히 앉아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문제는 고객의 금리인하요구 문의는 빗발치지만 수용율은 턱없이 낮다는 점이다. 상반기 이들 은행 가계대출 금리인하 요구권 수용률(수용 건수/신청 건수)은 평균 36.44%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은행별로는 전북은행이 80.1%로 가장 높았으며 △농협은행 69.1% △부산은행 52.4% △광주은행 35.3% △우리은행 34.4% △대구은행 31.3% △신한은행 26% △국민은행 25.6% △하나은행 18.8% △경남은행 17% △제주은행 10.9% 순이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