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로’ 1200km까지 이동한다
국립수산과학원 세계 첫 확인
남극 해류 이용 산란 목적 분석
‘메로’로 알려진 ‘파타고니아이빨고기’가 최대 1200km 이상 장거리 이동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이하 수과원)은 국내 원양선사(정일산업), 미국 대형부어연구센터(LPRC)와 함께 위성전자표지를 통해 남서대서양 공해에 서식하는 파타고니아이빨고기(TOP)가 1200km 이상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파타고니아이빨고기는 주로 아남극해의 820~2000m 이하 수심에서 어획되는 고가 어종으로, 2022년 우리나라 수산물 수출 순위 중 3위를 기록했다.
수과원은 파타고니아이빨고기의 생활사와 회유 연구를 위해 2019년부터 2년간 총 50개체에 위성전자표지를 부착해 방류했고, 44개 표지를 회수했다.
위성전자표지에는 수심, 수온 센서가 내장돼 있다. 어체에 부착된 기간 동안 해양정보를 수집하고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어체에서 분리돼 수면에 부상해 위성으로 정보를 송출하는 장치다.
확보된 위성전자표지 정보를 분석한 결과, 남서대서양 TOP의 대부분(37개체, 88%)은 연중 200km 이내에서 머물러 있었다. 반면 5개체(12%)는 200km 이상 장거리 이동했고, 그 중 한 개체는 남서대서양에서 남극 해역까지 1200km를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과원은 이러한 장거리 이동을 남극에서 오는 해류를 이용한 산란 전략으로 해석했다.
이번 연구는 다음달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CCAMLR) 어류자원평가작업반회의(FSA)에 연구보고서로 제출될 예정이다. 수과원은 남극해역과 남서대서양 해역 공동자원관리를 위한 기초연구 결과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우동식 수과원장은 “이번 연구는 국제적으로 중요한 원양어종인 파타고니아이빨고기를 이해하고 이에 근거한 국제수산자원관리의 과학적 근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책임 있는 어업국으로서 향후 지속적으로 국제공동연구를 발굴해 우리나라의 과학적 기여와 원양 수산자원 연구를 선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