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난 하천 고립 노인 구조… ‘기습 폭우’ 부산·경남, 주말 곳곳 비 피해(종합)
부산, 호우경보… 피해 신고 124건
경남, 고속도 교통사고 극심 정체
지난 주말 사이 호우 특보가 발효된 부산·경남에서는 불어난 물에 고립된 노인이 소방에 구조되는 등 피해 신고가 이어졌다. 남해고속도로에서는 화물차가 빗길에 미끄러져 교통 정체도 빚어졌다.
17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부산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지난 16일 오전부터 17일까지 비 피해 신고 124건이 접수됐다.
16일 오전 10시 50분께 금정구 구서동에서는 구서역 역사 아래를 지나던 노인 1명이 온천천에 고립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의 도움으로 구조됐다. 같은 날 정오에는 한 남성이 난간을 넘어 온천천 방향으로 들어갔다는 신고가 접수돼 수색 작업이 진행됐지만 해당 남성은 혼자 온천천 밖으로 나간 것이 확인돼 수색작업이 종료됐다.
17일 오전 5시 53분 강서구 강동동에서는 공장에 물이 찬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출동했다. 이 밖에도 오전 7시 39분 해운대구 우동에서는 도로가 물에 잠겨 차량 통행이 멈추는 상황이 빚어졌다. 부산에서는 한 은행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기거나 집, 도로 침수 피해가 발생하는 등 이틀간 124건의 피해 신고가 이어졌다.
부산에서는 16일 오전 11시 10분부터 호우경보가 발효됐다. 이후 비가 잦아들고 오후 8시부터 호우경보가 해제됐다가 다음 날인 17일 오전 5시 45분부터 다시 호우경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은 17일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부산에 내려진 호우경보를 해제했다. 호우경보는 3시간 강우량이 90mm 또는 12시간 강우량이 180mm 이상 예상될 때 내려진다. 소방당국은 경보 발령 이후 근무자 1460명을 동원해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또 호우경보가 해제될 때까지 주요 현장에 상황관리관을 파견하는 등 긴급 대응 태세를 갖췄다.
갑작스레 내린 비로 경남에서도 화물차가 빗길에 미끄러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16일 오전 11시 5분께 남해고속도로 진성IC 부근에서 70대 A 씨가 몰던 25t 화물차가 빗길에 미끄러졌다. 당시 부산 방향으로 가던 화물차는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운전석 부근이 순천 방향으로 넘어가면서 SUV 차량과 부딪혔다. 이 사고로 SUV 차량에 타고 있던 70대 B 씨가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또 양방향 모두 1시간가량 극심한 정체를 빚었으며, 낮 12시 20분 이후 정체가 모두 해소됐다. 경찰은 A 씨와 목격자 등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남 창원시에서는 갑자기 불어난 하천물로 인해 밭에 고립된 70대가 소방대원들의 도움을 받아 구조됐다. 창원소방본부에 따르면 16일 오전 10시 28분 마산합포구 진동면 인곡리에서 “물이 차서 (하천을)못 건너고 있다”는 신고가 119에 들어갔다. 이른 아침 밭일을 하러 집을 나선 한 할머니가 높아진 수위에 하천을 건너지 못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앞서 할머니가 건너간 하천의 자그마한 다리는 이미 잠긴 상태였다. 현장으로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해당 노인을 이동식 들것에 묶어 안전하게 구조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