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수시 경쟁률 또 하락 서울 선호 현상 더 심해져
5.75 대 1… 작년엔 6.19 대 1
서울은 20.25 대 1로 고공행진
학령인구 감소에 ‘양극화’ 뚜렷
2024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에서 부산지역 대학의 평균 경쟁률이 하락했다. 서울 주요 대학의 경우는 지난해보다 오름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인서울’ 대학 선호와 지역 대학 약세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부산지역 15개 대학의 2024학년도 수시모집 지원율(정원 내)을 집계한 결과, 경쟁률은 5.75대 1로 나타났다. 지난해 6.19대 1보다 다소 감소했다. 대학별로는 부산대가 10.72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부경대가 7.37대 1로 뒤를 이었다. 부산교대는 7.11대 1을 기록했다. 국립대인 한국해양대는 5.99대 1로 집계됐다. 사립대 중에서는 부산가톨릭대가 6.58대 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고, 동아대는 5.95대 1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경성대 5.80대 1, 동명대 5.57대 1, 동서대 4.65대 1, 신라대 4.64대 1, 동의대 4.50대 1, 인제대 3.79대 1, 고신대 3.54대 1, 영산대 3.51대 1, 부산외대 2.85대 1 등으로 수시모집을 마감했다.
올해는 전년 대비 경쟁률이 오른 대학이 4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11개 대학은 전년 대비 경쟁률이 떨어졌다. 지난해의 경우 전년 대비 경쟁률이 상승한 대학은 6곳, 하락한 대학은 9곳이었다. 특히 전년 대비 올해 경쟁률이 가장 큰폭으로 떨어진 곳은 부산대다. 부산대의 2023학년도 수시경쟁률은 13.74였는데, 올해는 3.02가 하락했다. 그다음으로 고신대(1.14 하락), 부산외대(0.63 하락) 순이었다. 반면 증가한 학교는 한국해양대(1.85 증가), 부산교대(1.58 증가), 동명대(0.95 증가), 동의대(0.01 증가) 순으로 나타났다. 부산대의 경쟁률 하락은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합격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수시모집에서 서울지역 대학에 소신 지원하는 경향이 늘어났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대학별 최고 경쟁률을 살펴보면, 한·의·약대와 간호·보건계열 등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부산대 최고 경쟁률은 약학부(논술 지역인재전형)로, 76.4대 1을 기록했다. 동의대는 한의예과(학생부종합 학교생활우수자전형)가 32.9대 1로 가장 높았다. 동아대 간호학과(학생부종합 잠재능력우수자전형)는 38.0대 1, 경성대는 간호학과(학교생활우수자전형) 34.7대 1, 동서대는 간호학과(학생부면접전형) 20.4대 1, 신라대는 간호학과(학교생활종합전형) 34.9대 1, 부산가톨릭대는 물리치료학과(학생부종합 자기추천전형) 27.8대 1, 동명대는 작업치료학과(일반고교과전형) 15.8대 1 등을 기록했다. 부경대는 국제지역학부(학교생활우수인재전형)가 49.33대 1로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 교권 추락 이슈 등으로 전국의 교대 수시모집경쟁률이 하락 추세를 보였으나, 부산교대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산대와의 통합 이슈 등으로 학내외의 진통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지역의 한 교사는 “부산교대는 전국 교대 중에서도 최상위권으로 알려져 있는데, 작년 입시결과가 예상보다 많이 하락해 부울경 학생뿐 아니라 전국 수험생들이 많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또 학생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수험생 입장에서는 부산대와의 통합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기류가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수시 경쟁률에서는 지역 대학의 약세와 서울 주요 대학의 강세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분석한다. 올해 부산지역 고3 학령인구가 지난해보다 2000명 줄었는데, 수험생 평균 5곳에 지원한다고 보면 지원서는 1만 장이 줄어야 하는데, 1만 2000장이 줄어든 것이다. 반면, 학령인구 감소라는 동일한 상황에서도 서울 주요 대학의 경우 지원율이 늘었다.
2024학년도 서울지역 16개 대학의 수시 경쟁률(정원 외 모집인원 포함)은 20.25대 1이다. 지난해 19.06대 1에 비해 오른 수치다. 지원인원도 60만 8121명으로, 지난해 56만 5049명에 비해 늘어났다. 특히 서울대의 경우 올해 2181명 모집에 1만 9279명이 모여 8.84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2056명 모집에 1만 4108명(6.86대 1)이 지원한 것 보다 더 지원자가 늘어난 것이다. 연세대 지원 인원도 지난해 대비 약 4700명 늘었으며, 경쟁률도 14.62대 1로 지난해(12.69대 1)보다 높아졌다.
부산시학력개발원 진로진학센터 강동완 교육연구사는 “올해 수시는 고3 재학생의 감소, N수생의 증가 등 여파로 서울지역 대학 강세와 지역대학의 약세는 어느정도 예측된 상태였다”면서도 “그럼에도 서울 최상위권 10개 대학의 지원율 상승이 예상을 뛰어넘었다. 대학을 누구나 갈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서울지역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또 한 번 확인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