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안전기술 많이 나왔지만 그래도 안전벨트가 최고”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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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매년 100대 차량 구입해 자동차 충돌실험 진행
전기차 배터리팩 낙하 및 바닷물 침수 시험도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시행된 차량 충돌실험. 쏘나타 차량이 시속 80km로 달리다 멈춰이는 카니발 차량을 충격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교통안전공단 제공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시행된 차량 충돌실험. 쏘나타 차량이 시속 80km로 달리다 멈춰이는 카니발 차량을 충격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교통안전공단 제공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K-City 연구처 최인성 처장이 자율주행 차량에 탑승해 자율주행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K-City 연구처 최인성 처장이 자율주행 차량에 탑승해 자율주행 방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여러가지 자동차 안전기술이 출시돼 나왔지만 그래도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벨트입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지난 14일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경기도 화성에 있는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자율주행차 실험주행과 교통안전 관련시설 투어를 진행했다.

안전벨트 착용이 생명 살린다

먼저 자동차에 기본으로 장착된 ABS 브레이크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비에 젖은 도로환경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ABS가 없는 차량의 경우, 물에 젖은 노면에서 자동차가 급제동을 하면 시속 60km의 속도에서도 차는 통제력을 잃고 돌아갔다. 물론 이는 바닥의 마찰계수를 달리한 도로라는 조건이지만, 실제 환경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ABS가 장착된 차량은 브레이크를 힘껏 밟아도 차는 회전하지 않고 그 자리에 정확하게 멈췄다. 연구원 관계자는 “ABS는 브레이크를 잡았다 놓았다 하는 반복적인 행위를 기계가 하도록 만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차량은 빗길에서 급제동을 해도 차가 회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벨트 장착의 효과성을 알아보는 실험이 진행됐다. 아이오닉5 차량에 기자들이 뒷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맨 경우, 안 맨 경우를 비교했다. 차량은 경우 시속 10km 정도의 속도로 움직이다 급제동을 했다. 그러자 뒷좌석 승객은 앞좌석 헤드레스트에 부딪힐 정도로 몸이 앞으로 쏠렸다. 겨우 10km의 속도인데도 몸이 확 쏠렸다. 이번엔 뒷좌석 안전벨트를 매고 급제동을 했다. 급제동시 안전벨트가 몸을 확 끌어당겨 승객들은 전혀 앞으로 쏠리지 않았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최근 5년간(2018~2022년) 안전띠 착용여부별 교통사고 분석 결과, 안전띠 착용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교통사고 사망자 2458명 중 안전띠 미착용으로 발생한 사망자는 824명으로 33.5%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나라 안전벨트 착용률은 답보상태다. 국제교통포럼(ITF)의 2022년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37%로 미국 78%, 유럽 90% 등에 비해 크게 낮았다.

시속 80km 달리다 차량끼리 부딪히면

운전자들이 실제 도로에서 차량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를 목격하는 일은 흔치 않다. 사고를 목격한 경우도 접촉사고나 간단한 사고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차량이 80km 속도로 달리다 다른 차량을 들이받는다면 그 충격은 생각보다 훨씬 강했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충돌 시험을 위해 매년 100대 정도의 차량을 시중에서 직접 구입해 충돌 시험에 투입하고 있다. 이날 기자들 앞에서 공개된 실험은 쏘나타 차량이 80km로 달리다 멈춰있는 카니발 차량의 측면을 충격하는 실험이었다.

두 차량이 부딪히는 순간, 엄청난 크기의 충격음과 함께 차량 파편이 날라갔다. 무게 2t이 넘는 카니발 차량은 뒤로 밀려나고 쏘나타는 120도 가량 돌아 뒤를 향했다. 두 차량 앞부분 모두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서졌다.

전기차 배터리 모듈 낙하시험도

이날은 전기자동차에 쓰이는 배터리를 4.9m 높이에서 떨어뜨리는 실험도 진행했다. 배터리 모듈 제조업체들은 자신들이 만든 배터리가 어느 정도 충격에 견딜 수 있는지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실험을 위탁한다.

이날 실험은 시험은 포터 전기차에 탑재되는 무게 447kg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4.9m 높이에서 떨어뜨리렸다. 현대모비스에서 만들었고 LG와 SK에서 만든 셸이 들어갔다.

배터리 모듈 자체의 무게가 상당하기 때문에 바닥에 부딪히는 순간 엄청난 굉음이 들렸지만 불이나거나 폭발하지는 않았다.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는 배터리 모듈에 대한 실험을 낙하 시험외, 바닷물에 빠지는 실험, 주차 중 안전실험 등 12가지의 실험을 하게 된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권용복 이사장은 “자동차는 도로를 달리면서 다양한 환경을 마주하게 되면서 때로는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협한다”며 “교통안전공단에서 운전자들의 생명을 지키고 중상해 가능성을 줄일 수 있도록 수많은 실험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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