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결표 징계 이어 기각 탄원서까지 논란…끝없는 민주당 내분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지도부의 영장 기각 탄원서 제출 압박에 비명계 강력 반발
이재명,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출석…질문엔 답변 안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출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원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출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과 관련, ‘배신자 색출’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당 지도부가 소속 의원들에게 이 대표 영장 기각 탄원서 제출을 요구했지만 일부 의원들은 이를 거부했다. 친명(친이재명)계에선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에게 “입장을 밝히라”는 압박도 계속했지만 비명계에선 “민주당이 공산당이냐”는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은 26일 이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25일 90만 명이 참여한 영장 기각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지도부에서 소속 의원 전원에 탄원서 제출을 요구했지만 일부 의원은 탄원서를 내지 않았다. 당직자와 보좌진 일부도 탄원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21일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가결표를 던진 의원에 대해선 ‘해당 행위’를 했다고 규정하고 ‘징계’를 예고한 상태다. 체포동의안 투표에 이어 영장심사와 관련해서도 이 대표 구속을 막기 위해 나서지 않는 사람들은 ‘해당행위자’로 규정하는 모습이다.

원내대표 경선 후보로 나선 김민석 정책위의장도 25일 체포동의안 가결 투표 의원들을 향해 투표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라고 압박했다. 김 의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 사안은 국민의 관심이 높은 사안이고 각자의 소신의 문제이기 때문에 정치인으로서는 사실은 밝히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체포동의안은 인사에 관한 안건이기 때문에 국회법에 따라 무기명투표를 하지만 친명계는 이런 법규정보다 ‘정치적 선명성’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김 의장은 가결 투표 의원에 대한 징계와 관련해선 “표결 행위 자체가 징계 사유라고 보지 않는다”면서도 “대표의 거취 문제와 연동시키거나 하는 것은 굉장히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처럼 친명계 중심의 지도부가 ‘이재명 사수’를 외치며 강경 노선을 유지하는 데 대해선 “국민 상식에 역행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비명계 이상민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면서 “소위 친명계라는 분들이 책임의식과 겸손한 마음을 갖게 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오히려 더 득의만만하고 강성 지지자들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당 지도부 등의 ‘가결표 색출’ 압박과 관련해선 “국회법상 비밀 무기명 투표로 돼 있는 것을 가결했냐 부결했냐 압박을 하고 요구하는 것은 몰상식한 행태”라며 “민주당이 공산당이냐”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영장 기각 탄원서에 대해서도 “안 썼다”면서 “사회적 압력, 정치적 압박으로부터 독립하고 공정한 재판을 할 수 있도록 사회의 여러 세력들이 협조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민주당에서 당내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께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지팡이를 짚은 이 대표는 쏟아지는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