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모르는 ‘슈퍼카’ 고속 질주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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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스로이스 작년 대비 판매량 23% 증가
고소득 전문직·주식자산가 구매 늘어
아시아 태평양에서 한국 주요 시장 부상

롤스로이스 ‘블랙 배지 컬리넌 루시드 나이트 에디션’. 롤스로이스모터카 제공 롤스로이스 ‘블랙 배지 컬리넌 루시드 나이트 에디션’. 롤스로이스모터카 제공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등으로 수입차 시장이 주춤하고 있지만 롤스로이스·벤틀리·람보르기니 등 이른바 ‘슈퍼카’들은 고소득 전문직과 주식 자산가 등의 구매 확대로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26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롤스로이스는 지난 8월까지 국내에서 212대(부산 58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72대보다 23.3% 늘어난 것이다. 롤스로이스는 올해 국내 진출 후 처음으로 300대 돌파 가능성이 높다.

롤스로이스 브랜드에서 비교적 싼 모델인 ‘컬리넌’(5억 4400만 원)이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넘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컬리넌은 지난 8월까지 120대가 판매됐는데, 이는 지난해 동기 69대보다 74%가량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처음으로 400대 고지를 찍은 람보르기니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람보르기니는 지난 8월까지 267대를 판매, 지난해 동기 223대에 비해 19.7% 증가했다.

지난해 775대로 역대 최고 판매고를 올린 벤틀리는 지난 8월까지 550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529대에 비해 4.0% 늘어난 수치다.

메르세데스-벤츠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마이바흐도 지난해 1~8월 1063대에서 올해 같은 기간 1680대로 60%가량 증가했다. 마이바흐는 지난해 2개 모델에서 올해 3개 모델로 확대됐으며 차값이 대당 3억 원 안팎이다. 이 같은 슈퍼카들의 상승세는 국내 수입차 시장이 지난 8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눈에 띄는 것은 한국시장이 다른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에 비해 성장세가 빠르다는 점이다.

벤틀리는 지난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바 있고, 롤스로이스도 국가별 판매량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한국시장이 주요 시장으로 부상 중인 분위기다.

실제 롤스로이스는 한국 내 비스포크 수요가 증가하면서 상반기 오직 한국만을 위한 ‘루시드 나이트 에디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한 올해 출시한 세계 최초의 초호화 전기 쿠페인 ‘스펙터’의 경우 아시아 태평양 지역(중국제외)에서 한국이 가장 높은 사전 주문대수를 기록했다.

이처럼 국내 시장에서 슈퍼카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2030 고소득 전문직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고 있고,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로 자산을 불린 젊은 투자가들 역시 슈퍼카 구매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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