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제안 '영수회담'에 여야 연휴 막바지까지 충돌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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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뜬금없는 영수회담 제안 말고 재판 충실히 임하라"
야 "민생위한 제안…정쟁으로 몰지말고 회담 받아들여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조정식 사무총장과 이해식 사무부총장으로부터 당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현황을 보고 받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조정식 사무총장과 이해식 사무부총장으로부터 당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현황을 보고 받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제안한 영수회담을 놓고 추석연휴 막바지까지 격한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2일 이 대표를 향해 '뜬금없는 영수회담을 제안할 때가 아니라 대장동 사건 재판에 충실히 임할 시간'이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민주당 스스로 예전에 영수회담이라는 건 없다고 해놓고 갑자기 왜 구시대의 유물을 들고나왔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는 여야 대표가 이끌어나가는 것"이라며 "국회 운영과 관련해 여야 대표가 만나 대화하자고 그간 여러 차례 제안했지만, 묵묵부답이던 사람이 엉뚱한 데 가서 엉뚱한 말을 할 게 아니라, 번지수를 제대로 찾아 여야 대표 회담으로 빨리 복귀하는 게 정상적인 수순이고 정치의 원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대표의 대장동 관련 재판이 조만간 시작하는 것과 관련, "도대체 얼마나 많은 권력형 부정부패를 저질렀기에 이렇게 매주 몇 번씩 재판이 진행돼야 하는 것인가"라며 "정말 민주당이 정신 차려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라며 "지금은 뜬금없는 영수회담을 제안할 시간이 아니라 재판 당사자로서 재판에 충실히 임할 시간"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런저런 꼼수로 재판을 요리조리 피할 궁리만 하지 말고 당당히, 그리고 성실히 재판에 임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영수회담 제안을 '방탄 전략'이라고 비판하는 국민의힘에 "민생을 위한 제안을 정쟁으로 몰지 말라"고 맞받으며 회담 수용을 거듭 촉구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는 제1야당 수장으로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추석 밥상' 민심을 반영한 영수회담을 제안했다"며 "'민생을 외면한 채 정치는 무엇을 하느냐'는 국민 질책에 대한 응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작 호응해야 할 대통령실은 묵묵부답인 반면 여당은 이 대표의 제안에 길길이 날뛰고 있다"며 "야당은 정쟁을 멈추고 민생을 챙기자는데, 여당은 고장 난 레코드처럼 방탄 타령만 되풀이하며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제1야당 대표는 민생을 물었는데 여당은 정쟁으로 답하느냐"면서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만남이 남북정상회담이라도 되느냐. 필요하면 언제든 만날 수 있는 것이 대통령과 야당 대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민의힘의 이런 태도야말로 지금까지 보여준 검찰의 '정적 제거용' 정치 탄압 수사와 한통속이었음을 입증할 뿐"이라며 "윤 대통령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민생을 언제까지 수수방관하려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이 당면한 경제와 민생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면 이 대표의 민생 회담 제안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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