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시민공원… 부산 전역이 ‘영화의 바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곳곳서 다양하고 개성 있는 축제 열려
6~9일 문화대축제 ‘커뮤니티비프’ 진행
‘커비 컬렉션’서 배우·감독과 관객 만남
밀락더마켓 등 예매 없이 영화 무료 상영
ACFM 규모, 전년보다 35% 늘려 운영
아시아 독립 영화인 위한 플랫폼도 마련
아시아 최대 영화제는 해운대구에서만 열리지 않는다.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태동한 중구 남포동을 포함해 부산 곳곳에서 축제가 시작된다. BIFF가 영화·영상 판권 거래를 위해 운영하는 시장 규모도 더욱 커졌다. 다양한 영화가 관객에게 다가가는 동시에 새로운 작품 탄생을 추진하는 장이 펼쳐진다.
■동네방네 스며들 영화
제28회 BIFF는 3일 오후 6시 전야제를 열어 축제의 열기를 높였다. BIFF의 고향인 남포동 비프광장 야외무대에서 올해 영화제 성공을 기원했다. 배우 김혜나와 이동규가 사회를 맡았고, 영화 ‘헤어질 결심’의 주제곡(OST) ‘안개’의 주인공인 정훈희와 싱어송라이터 주니엘이 축하 공연에 나섰다.
해운대구와 달리 중구 일대에서는 흥겹고 개성 있는 영화 축제를 경험할 수 있다. 관객과 함께 만드는 커뮤니티비프가 오는 6~9일 이어진다. 2018년부터 6년째 이어지는 커뮤니티비프는 관객, 영화인, 연구자, 활동가, 지역 주민이 만드는 문화 대축제다.
남포동 롯데시네마 대영과 동광동 부산영화체험박물관 등에서는 영화 60편이 상영된다. 장편 29편과 단편 31편이 관객을 만난다. 관객이 프로그램을 만드는 ‘리퀘스트 시네마’에는 특별한 손님들이 찾는다. 영화 ‘헤어질 결심’은 두 차례 상영되는데, 가수 정훈희와 정서경 작가가 참여한다. 각각 OST 음악을 선사하고, 마라톤처럼 대사를 따라 하는 ‘대사톤’이 펼쳐진다.
영화 ‘장화, 홍련’ 개봉 20주년 상영에는 김지운 감독과 배우 문근영·임수정이, ‘라듸오 데이즈’ 상영에는 배우 오정세가 각각 참석한다. 배우 유지태가 연출한 단편 ‘톡 투 허’와 출연작인 ‘봄날은 간다’를 상영하는 자리에서는 유지태, 조혜정, 션 리차드 배우가 관객을 만난다. 배우 공명과 배유람은 ‘킬링 로맨스’ 음악을 따라 부르는 상영회에 함께한다. 동일본 대지진이 휩쓴 현장을 그림으로 기록한 ‘생명의 형상’ 연출을 맡은 일본의 이세 신이치 감독과 그림책 작가인 이세 히데코도 부산을 찾는다.
영화와 인물로 시대 흐름을 공유하는 ‘커비 컬렉션’에서는 배유람 배우, 장정일 작가, 정성일 감독과 윤시윤 배우, 박흥식 감독, 박곡지 제작자가 관객을 만난다. 봉준호 감독은 온라인으로 ‘마스터톡’에 참석해 영화 ‘기생충’을 함께 보며 실시간으로 설명해 줄 예정이다. 애주가를 위한 색다른 심야 상영 ‘취생몽사’도 준비됐다. 남포동 비프광장에서는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 등 다양한 작품이 무료로 상영된다.
해운대와 남포동을 넘어 부산 곳곳에서도 축제가 이어진다. ‘동네방네비프’는 동래향교,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격리대합실, 밀락더마켓, 부산시민공원 방문자센터, 부산유라시아플랫폼 옥외광장 등에서 사전 예매 없이 영화를 무료로 상영한다. 올해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도 상영회를 연다. 마을 주민이 직접 제작한 단편영화 ‘어서와, 만덕은 처음이지?’ ‘불로초는 있다’ ‘샛디장수사진’과 그 제작 과정을 기록한 ‘비하인드 더 씬’도 오는 9일 롯데시네마 대영 3관에서 공개된다.
■콘텐츠 시장 넓힌 BIFF
올해 BIFF는 오는 7~10일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리는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 규모를 더 키웠다. 올해 전시장 면적은 8836㎡로 지난해 6528㎡보다 35% 늘어났다. 올해는 국가관에 인도네시아와 키르기스스탄이 신규로 참가한다. 한국, 일본, 대만, 태국, 필리핀, 몽골 등 아시아 국가관과 함께 유럽관도 영화·영상 산업 관계자를 만난다. ACFM에는 매년 50여 개국에서 업계 관계자 2500여 명이 영화·영상 판권 거래와 콘텐츠 홍보, 국가별 산업 지원 정책 홍보를 위해 참가해 왔다.
부산영상위원회도 ACFM과 함께 한다. 아시아영상위원회네트워크(AFCNet)와 공동 부스를 마련해 각국 로케이션, 인센티브, 지원 정책 등을 알린다.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와 XR테크랩도 별도 부스를 마련해 실감 콘텐츠 제작 인프라를 국내외 업계 관계자에게 알릴 예정이다.
오는 7일에는 부산 제작사 해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A+B 프로젝트 대담:아시아, 부산을 만나다’가 열리고, 8일에는 ‘디지털 전환 20년 되돌아보기, 그리고...’를 주제로 기술 세미나도 진행한다. 9일에는 부산아시아영화학교(AFiS) 장편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BFC 스토리 IP 공모전 시상식 등이 열릴 예정이다.
아시아 독립 영화인이 교류하고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는 ‘플랫폼 부산’도 준비됐다. 올해는 24개국 참가자 115명에게 국가별 공동 제작 성공 사례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11개를 구성했다. 이란 뉴웨이브의 선두 주자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 ‘카모메 식당’과 ‘강변의 무코리타’ 등을 연출한 일본의 오기가미 나오코가 다양한 경험을 전수한다. 일본과 유럽 영화인이 참가하는 패널 토크도 열릴 예정이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