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서 총력 홍보전… UAM·자전거·택시 “부산 유치”
국내 재계 주요 인사들 ‘총출동’
UAM 시연 행사선 가상현실 체험
유학생 가세 ‘SNS 인증샷’ 이벤트
프랑스 기자도 “한국 가능성 높다”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개최지가 결정될 프랑스 파리 곳곳에서는 개최지 투표 50일을 앞둔 9일(현지 시간) 대한민국의 ‘총력 홍보전’이 벌어졌다. 국제박람회기구(BIE) 사무국이 인정하는 공식 유치 홍보 행사인 ‘2030부산엑스포 심포지엄’이 열린 이날 정부는 물론 재계와 민간까지 부산과 2030부산엑스포를 알리는 행사를 이어갔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박형준 부산시장도 파리를 찾았다. 재계에서는 대한상의 최태원 회장(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과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 등이 참석해 힘을 실었다.
■2030부산엑스포는 ‘솔루션 플랫폼’
2030부산엑스포 홍보 행사는 이날 오전 한 총리의 외신기자 간담회로 시작됐다. 한 총리는 “한국의 발전 요인 가운데 하나는 국제사회의 도움이었다”면서 “한국은 이제 국제사회를 위해 희생하며 세계 협력의 선두에 서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어 “부산은 한국 제2의 도시이고 한반도 남쪽 끝에 있다”면서 “부산이 월드엑스포를 통해 두 번째 축으로 성장하면 한국은 더 균형 잡힌 발전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도 외신기자들을 향해 “2030부산엑스포는 부산을 글로벌 허브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특히 “유엔 해비타트는 부유식 인공섬 프로젝트의 첫 시범 지역으로 부산을 지정했다”면서 “월드엑스포 개최지 앞에 부유식 인공섬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2030부산엑스포가 ‘해결(솔루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결 플랫폼은 나라마다 처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 회장은 이어 “사회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그 사회에 최적화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기자들 “한국, 유치 가능성 높아”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외신기자들은 부산의 개최지 선정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르쁘띠저널 등 현지 기자들은 2030월드엑스포 유치 경쟁에 대해 “한국 이외의 국가에 대해선 잘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한국이 적극적으로 나섰고 문화적인 힘도 강하기 때문에 유치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프랑스 언론은 월드엑스포 자체의 ‘지속 가능성’ 등에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유력 언론인 르몽드는 이날 박 시장 등 한국 측 주요 인사들과 잇달아 인터뷰했다. 르몽드는 이 자리에서 월드엑스포 행사의 지속 가능성, 가덕신공항 건설의 환경적 영향 등을 집중적으로 질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기자간담회장 주변에서는 SK의 도심항공교통(UAM) 모델 시연 행사도 진행됐다. 향후 개발될 실제 모델을 3D로 경험해 볼 수 있는 행사였는데, 참여자들은 2030부산엑스포 사이트를 공중에서 돌아보는 가상현실을 경험했다.
■한국 유학생·택시도 부산엑스포 홍보
파리에선 이날 2030부산엑스포를 알리는 자전거 홍보전도 이어졌다. 2030부산엑스포 로고가 적힌 모자를 쓰고 ‘인증샷’을 SNS에 올리는 이벤트가 파리 시민들을 상대로 진행됐다. 자전거에 2030부산엑스포 홍보 깃발을 달고 파리 시내를 달리는 홍보 이벤트도 열렸다. 경희대와 홍익대 프랑스어학과에 다니다 교환 학생으로 파리에 온 대학생들이 자전거 홍보에 참여했다. 홍익대 최지웅 군은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 6월부터 시작된 파리 택시 등의 ‘2030부산엑스포 래핑’ 홍보도 계속됐다. 현지 시간 월요일이었던 이날에도 시내 곳곳에서 ‘부산은 준비됐다’는 문구를 새긴 차량이 다니는 모습이 목격됐다. 또 이날 열린 ‘2030부산엑스포 심포지엄’에서는 월드엑스포 관련 내용 이외에 ‘음식 한류’도 홍보에 한몫했다. 이날 리셉션장에서는 떡꼬치에서 달고나까지 각종 한국식 먹거리가 제공됐다. 심포지엄 이후 이어진 만찬에서는 소프라노 조수미 씨가 2030부산엑스포 주제가 등을 불러 큰 호응을 얻었다.
■경쟁국도 부산엑스포 심포지엄에 관심
한국과 유치 경쟁을 벌이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탈리아 대사도 이날 열린 2030부산엑스포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박 시장은 주프랑스 사우디 대사가 “행운을 빈다”고 인사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에서는 2030월드엑스포 유치를 전담하는 특별대사가 심포지엄에 참석했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이탈리아 측 관계자는 유치 가능성을 묻는 말에 “유치를 자신한다”면서도 공식적인 언급은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많은 국가의 지지를 확보하지 못해 중도에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탈리아가 막판에 경쟁을 포기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 이후 진행된 만찬에는 최 회장 이외에 정 회장,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 삼성전자 박승희 CR담당 사장, 주식회사 LG 하범종 경영지원부문장, 포스코인터내셔널 정탁 부회장, 롯데케미칼 황진구 대표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신현우 사장, HD현대 가삼현 부회장, GS건설 우무현 사장 등 재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유치에 힘을 보탰다.
파리=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