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계·무슬림 증오범죄 속출… EU 정상 대책 논의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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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서 IS 총격 스웨덴인 사망
갈등·난민 문제 논의차 EU 회의

16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라그레인지에서 증오범죄로 희생된 팔레스타인계 6세 소년의 장례식이 열려 조문객들이 묘지에 헌화하고 있다. 미 당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발발 이후 자국 내 유대인과 이슬람교도를 향한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며 경계를 강화했다.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라그레인지에서 증오범죄로 희생된 팔레스타인계 6세 소년의 장례식이 열려 조문객들이 묘지에 헌화하고 있다. 미 당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 발발 이후 자국 내 유대인과 이슬람교도를 향한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며 경계를 강화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서방 국가들에서 유대계나 무슬림을 향한 증오범죄가 속출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은 전쟁으로 고조되는 역내 갈등과 앞으로 커질 난민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정상회의도 연다.

16일(현지 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브뤼셀 도심에서 벨기에와 스웨덴의 축구 경기가 시작되려던 때에 괴한이 총격을 가해 스웨덴인 2명이 사망하고 택시기사 1명이 다쳤다. 한 남성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서 자신이 IS 대원이라며 범행을 시인했으며, 이에 벨기에 당국은 테러 경보를 최고 수준인 4단계로 올렸다. 벨기에 연방 검찰은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하마스 분쟁과 관련돼 있다는 징후는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범인이 총격 전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쳤고, 사망자들이 스웨덴 국적자라는 점이 범행 동기인 것 같다는 벨기에 검찰의 언급을 종합해 보면 이슬람 극단주의 공격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스웨덴에서는 이슬람 경전 쿠란을 소각하는 시위가 벌어져 무슬림들이 격분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13일 동북부 아라스 지역의 강베타 고등학교에서 이 학교에 다녔던 러시아 체첸공화국 출신 모하메드 모구치코프(20)가 흉기를 휘둘러 교사가 숨졌다. 프랑스 정부는 이 사건 이후 안전 경보를 최고 단계로 상향했으며 7000명 추가 병력을 거리에 배치했다. 미국 시카고에서도 지난 14일 팔레스타인계 6세 소년이 증오범죄에 목숨을 잃었다. 또한 소셜미디어를 통한 위협 사례가 나오면서 미국 당국은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한편,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17일 열릴 화상 정상회의 개최 사실을 발표하면서 “이번 분쟁은 우리 사회에 중대한 안보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공동체 간 긴장을 악화시키고 극단주의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많은 사람이 이미 상당한 난민을 수용한 이웃 나라로 이동하고 이주할 것으로 우려된다. 신중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유럽으로 이주민이 몰려들 것”이라고 했다.

피란길에 오른 가자지구 주민은 10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들이 향후 난민 자격으로 유럽 각국에 이주할 경우 인종·종교 갈등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셸 상임의장은 최근 AP통신 인터뷰에서 난민이 증가하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지자 사이 갈등을 증폭하고 반이민 세력을 자극해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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