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틈 타 입지 강화 나선 중국·러시아
가자 민간인 참사 러 “위선” 역공
중동 불안에 러 제재 약화 예상
중, 미 대신할 평화적 대안 어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격화가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입지를 강화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 시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국제사회의 힘의 균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미국의 주요 지정학적 경쟁국들에는 호재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복 공습으로 2800여 명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 러시아가 자신들을 비난하는 서방 국가들을 향해 위선이라고 부르는 것을 즐기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를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 봉쇄와 비교하며 이스라엘인과 나치를 동일시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의 제재로 석유와 가스 수출을 제한 받은 이후 대체 공급지 역할을 하는 중동이 전쟁에 휩싸여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로 번질 경우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약화 내지 무력화될 수 있다.
중국은 수십 년간 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팔레스타인 편에 섰다. 왕이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12일 셀소 아모림 브라질 대통령 국제 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팔레스타인 문제는 중동 문제의 핵심”이라며 “문제의 핵심은 팔레스타인 인민에게 정의를 돌려주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톤 본다즈 프랑스 전략연구재단 연구원은 “중국은 미국을 불안 요인으로, 중국을 평화 요인으로 그리려 한다”며 “중국의 목표는 개발도상국들에 보다 매력적인 대안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만의 미래를 놓고 대립하는 중국 입장에서도 미국의 관심이 중동으로 쏠리는 것은 반길 일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