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호 동아대 가정의학과 교수 "건강 지키는 가장 중요한 원칙은 정기적인 검진"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16기 부산일보CEO아카데미 강연
‘건강관리’ 주제로 주의 질환 등 강조
"고령층 코로나 백신 맞는 게 좋아"

“다들 아시듯이 성인의 정상 체온은 36.5도입니다. 여기서 0.1도가 높아지면 어떨까요? 바로 건강한 상태입니다. 체온이 0.1도 오르면 혈관이 확장되면서 혈액이 잘 돕니다. 이 상태를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바로 박수입니다.”

지난 17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6기 부산일보CEO아카데미 강연에서 한성호 동아대학교 가정의학과 교수가 위트 있게 박수를 유도하며 ‘CEO의 건강관리’ 특강의 문을 열었다. 한 교수는 대한가정의학회 차기 회장으로 내년부터 2년 동안 학회를 이끌 예정이다.

“의료기술이 뛰어난 미국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많았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비싼 의료비 탓에 병원에 가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의료진들의 희생과 싼 의료비 덕분에 코로나를 잘 극복했습니다.”

한 교수는 지난 4년간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코로나19 이야기를 꺼냈다. “RNA 바이러스는 계속 몸을 바꾸기 때문에 백신을 만들기 어려워요.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을 만드는 데 18년이 걸렸습니다. 보통 백신을 만드는 데 15년 전후 소요됩니다. 코로나 백신은 약 7개월 만에 만들어졌습니다. 안전성과 효과와 지속성에 대한 불안이 있을 수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결론적으로 효과가 있었습니다. 올해 코로나 백신을 맞아야 하나 고민이 있을 겁니다. 65세 이상이거나 혈압·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는 50대 이상은 맞는 게 좋습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이 주저되면 독감 백신이라도 꼭 맞으세요. 독감 백신은 시기적으로 지금 맞는 게 좋습니다.”

빨간 얼굴의 일본원숭이 사진이 화면에 띄워졌다. 한 교수는 “성격은 못 바꾸지만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며 성격별로 주의할 질환을 설명했다.

“이렇게 얼굴이 빨개지도록 욱하는 성격은 고혈압·뇌졸중·심근경색 등 심뇌혈관 질환에 잘 걸릴 수 있습니다. 남들과 경쟁하는 스포츠보다는 필라테스나 요가 같은 정적인 운동이 좋습니다. 반대로 속으로 꾹 참는 성격은 위장장애나 화병·우울증·불안장애 같은 심리적 질환에 취약합니다. 에어로빅처럼 활동량이 많고 땀 흘리면서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운동이 좋아요.”

위암·폐암·간암·췌장암 등 대부분의 암은 특징적인 조기 증상이 없다.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미 악화한 후일 가능성이 높다. 한 교수는 건강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건강검진’을 들었다.

“건강검진은 여건이 된다면 매년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비싼 종합검진과 모든 검사 항목을 매년 받으라는 것이 아니고, 연령대에 걸리기 쉬운 질환이나 본인이 취약한 질환 위주로 의사와 상의해서 받으면 됩니다.”

이 외에도 건강을 지키는 방법으로 ‘하루 30분 걷기’ ‘방울토마토 하루 5개 먹기’ ‘식사는 알맞게 제때 골고루 하기’ 등을 제시했다. 또한 심근경색과 뇌경색의 ‘골든타임 최대 8시간’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한 교수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의대 정원 확대’에 관한 의견을 밝혔다. “문제의 핵심은 필수의료 분야, 특히 지역 필수의료 분야의 공백입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필수의료 처우를 개선하는 것입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