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로 지속 가능한 문화 만들려면 ‘스토리텔링’이 중요”[로컬이 미래다]
[로컬이 미래다] 엑스포 문화도시 3. 프랑스 파리
이진수 관광공사 파리지사장
“파리서 피란수도 부산 특별 전시
관심 끌어올려 좋은 결과 이끌 터
프랑스는 이야기 가치 창출 탁월
부산, 문화예술에 스토리 입혀야”
“2030 월드엑스포를 기점으로 지속 가능한 문화 확립하려면 ‘스토리텔링’이 중요해요.”
이진수 한국관광공사 파리지사장은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과 부산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 1월 부임한 이 지사장은 2005년, 2014년에 이어 파리지사에 세 번째 몸담은 ‘파리통’이다. 2030 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정·재계와 민간이 힘을 합치고 있는 이 시점에 그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하다. 한국관광공사 파리지사에서 만난 이 지사장은 “여러 행사를 통해 월드엑스포 후보 도시인 부산을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파리지사가 입주해 있는 파리 한국문화원에선 2030월드엑스포 홍보 영상과 전시를 하고 있다. 이 지사장은 “1950년대 피난 수도였던 부산의 모습부터 현재의 모습을 담은 특별 전시를 하고 있다”며 “부산 예술 작가들의 시각 전시와 홍보 포스터, 영상 등을 소개해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파리는 지금 엑스포 유치 열기로 뜨겁다”며 “파리 근교의 샤를 드골 공항 입국장과 파리 시내 택시 등에서 한국과 부산을 알리는 광고를 많이 볼 수 있다”고 했다. “엑스포 개최지 유치 투표는 아무래도 비즈니스적인 부분의 영향을 많이 받을 거예요. 정·재계와 민간에서 정말 열심히 유치 활동을 하고 있어요. 저희는 한국에 대한 좋은 인식과 관심을 끌어올려 개최지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파리에는 센 강변을 중심으로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 오랑주리 미술관, 에펠탑 등 ‘문화 벨트’가 형성돼 있다. 부산도 2030 월드엑스포를 기점으로 들어설 북항 오페라하우스와 전시 클러스터, 중구 중앙동 롯데타워를 잘 활용한다면 신·구가지를 잇는 ‘문화 서클’을 구축할 수 있다. 여기에 문화·예술 선순환 구조를 확립하면 그 자체로 지속 가능한 하나의 효자 관광 상품이 될 수 있다. 이 지사장은 “프랑스 파리 근교에 공항이 있는 점도 파리를 문화도시로 우뚝 서게 한 데 큰 몫을 했다”며 “관광에서 접근성도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해외에서 부산으로 가는 직항편이 생기면 금상첨화일 것”이라고 봤다.
이 지사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는 마케팅의 귀재”라며 “2024년 열릴 파리올림픽 홍보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행사에 이야기를 입혀 의미와 가치를 높이는 데 탁월하다”고 말했다. 이 지사장은 “파리는 내년 올림픽 개막식을 센강에서 하고, 양궁 경기를 앵발리드에서 하는 등 문화와 역사를 살린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며 “부산도 지역 문화예술에 스토리를 입혀 홍보하고 여러 가지 가능성을 보여주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문화는 사람들에게 스며들게 하는 게 중요해요. 루브르 박물관이나 오르세 미술관에 있는 작품 한 점 한 점을 보러 오는 사람보다 장소 자체에 의미를 둔 관광객이 많은 것처럼요. 지속 가능한 문화를 확립하려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그곳을 찾게 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지사장은 특히 2030 월드엑스포로 세워질 시설을 잘 활용한다면 마이스 산업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칠 거라고 봤다. 그는 “현재 한국에는 초대형 마이스 행사를 유치할 수 있는 시설이 일산 킨텍스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지사장은 “북항에 새로 지어질 시설과 해운대의 벡스코, 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비펙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앞으로 국제행사를 유치하는 데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걸맞은 관광 프로그램과 특화 콘텐츠 개발에도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식 일정을 마친 후에 즐길 수 있는 공연이나 관광 프로그램을 잘 준비하면 찾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질 거예요. 2030 월드엑스포 부산 유치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파리=남유정 기자
※본 취재는 부산광역시 지역신문발전지원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